헤럴드 밀리터리
美, 한일갈등 중재 여부 주목…볼턴 23~24일 방한
뉴스종합| 2019-07-21 17:37
한일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일 방문에 나서면서 미국의 중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만찬을 갖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일본의 한국으로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갈등이 출구 없는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중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일갈등에 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개럿 마퀴스 미 NSC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볼턴 보좌관이 중요한 동맹국들 및 우방들과 대화를 계속하고자 오늘 일본과 한국으로 출발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도 21일 볼턴 보좌관이 23~24일 한국을 찾는다며 방한 기간 강경화 외교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볼턴 보좌관의 한일 방문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일 양국과의 동맹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전략과 동북아시아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일관계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로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재를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일갈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관여 여부를 물어왔다면서 한일 정상이 모두 원하면 관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 때 한일갈등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간 경제마찰이 본격화된 이후 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일본이 사실상 외교적 해법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중재를 지렛대삼아 외교적 해결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애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별개로 접근했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문제에 대해 후속대응 조치를 예고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담화가 나오자 모든 옵션을 검토한다고 선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처음 출발부터 한미일 3국 공조와 직결됐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카드를 통해 미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유도하려한다는 것이다.

다만 볼턴 보좌관이 이번에 한일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수행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갈등 관여를 언급하면서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라면서도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당사자 간 해결에 우선순위를 뒀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 한일갈등 중재 역할과 관련해 “우리는 양측이 역내 주요 사안들에 집중할 것을 다시 한번 독려하는 것 이외에 중재를 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 볼턴 보좌관의 한일 연쇄 방문을 계기로 한미일 외교안보사령탑 간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부산에서 정 실장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만나 3자 회동을 가지려 했지만 베네수엘라 사태 격화로 무산된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