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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김정은·트럼프, 정치적 의지 만나면 남은 하반기 긍정적”
뉴스종합| 2019-09-20 16:55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20일 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 주최 학술회의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2~3주 안에 열릴 것이라며 북미 간 입장차가 크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20일 북미 실무협상이 2~3주 안에 열릴 것이라며 북미가 입장차가 크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가 ‘9·19 남북군사합의와 한반도 평화체제: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연 제30차 국내안보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의지가 강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문 특보는 먼저 북미 실무협상 의제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범위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꼽았다. 그는 미국은 평양남도 영변 핵시설 뿐 아니라 평양 외곽의 강선 등 최소 세 곳에 있다고 추정되는 비밀 핵시설에 대한 신고와 폐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상응조치로 정치적으로는 연락사무소 개설과 수교협상을 통한 북미수교, 군사적으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롯한 전략자산 전개 중단, 나아가 불가침협정 체결 등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미 사이에 간극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문 특보는 그러나 “많은 분들이 간극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데 비관론이 90%이고 낙관론이 10%, 10% 중에서도 1~2%만 분명히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저는 1~2%에 해당하는 열린 낙관론자”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미협상의 핵심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전에 북미관계를 타결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경제는 비교적 잘했지만 아프가니스탄과 베네수엘라, 이란문제 등 외교분야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대선에서 ‘성공한 외교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사안은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함께 북핵문제라는 것이다.

문 특보는 또 “김 위원장도 성공적 결과를 가져오고 싶어할 것”이라며 “실무협상에서 비핵화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마음 속에 두고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핵문제 타결을 제시했지만 하노이 결렬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두 정상 간 큰 외교적 타결을 볼 수 있으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정치적 의지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지가 만나는 대목이 있다면 남은 하반기 긍정적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의 역할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작년 한해 어려운 국면마다 문 대통령이 나서서 푸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관계가 잘 풀리면 남북관계도 자연히 잘 풀린다고 보고,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자연히 한미관계도 잘 풀릴 것”이라고 했다. 또 “남북미 선순환구도가 올해 하반기부터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하반기에 보다 확실하게 평화로 가는 길, 비핵화로 가는 길이 가시화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아울러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해 “2~3주 안에 열릴 것”이라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이 되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그렇지 않으면 김명길 전 주베트남 북한대사가 카운터파트가 돼 실무접촉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서는 북한의 ‘하노이 트라우마’를 꼽았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미국 측에서 확실한 신호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실무접촉에 나섰다가 아무 것도 얻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부담이 있어서 흔쾌히 받지 않는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문 특보는 다만 북한이 주저하고는 있지만 결국 대화테이블에 나올 것이라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무게를 뒀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