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北美, 2주 내 실무협상 무산…백마 탄 김정은 ICBM 발사 결심?
뉴스종합| 2019-10-17 09:36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백마를 타고 백두산 정상에 오른 것을 ‘우리 혁명사에서 거대한 진폭을 일으키는 역사적 사변’이라고 주장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거론돼온 2주 내 재협상마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2주가 다됐지만 현재까지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것과 관련해 ‘웅대한 작전’을 운운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책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사설에서 전날 공개된 김 위원장의 백두산행에 대해 ‘준마행군길’로 표현하면서 “최고영도자 동지가 단행한 백두산행군길은 우리 혁명사에서 거대한 진폭을 일으키는 역사적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설은 특히 “최고영도자 동지가 백두산에 오를 때마다 우리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들이 제시되고 세상을 놀래우는 사변들이 일어났으며 우리 조국은 비약의 큰 걸음을 내집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향후 북미관계 등에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내세울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 관명매체가 보도한 백두산 입구에 자리한 삼지연 현지지도 때 대북제재와 압살책동을 거론하면서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13년 고모부 장성택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숙청과 한반도정세 변화를 앞둔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올라 중대 결정을 앞두고 나름 숙고하는 모양새를 취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올 연말까지 새 계산법 제시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이미 북한은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일각에선 ICBM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묵과하기 힘든 만큼 평화적 우주 이용 권리를 명분으로 사실상 군사적·정치적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인공위성 발사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일단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6일 의회에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선언 4개항 각각에 대해 북한과 건설적 논의를 재개할 준비가 돼있다”며 스톡홀름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다시 머리를 맞댈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스톡홀름 협상 결렬 뒤 북한문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정국과 터키·시리아 사태 등 안팎으로 난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에서 북미대화 등 북한문제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