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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한국軍 장거리수송기 입찰에 관심..A-400M으로 美와 격전 예고
뉴스종합| 2019-10-17 10:03
요한 펠리시어 에어버스 아태지역 방위 및 항공우주산업 총괄대표가 A-400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수한 기자/soohan@]
에어버스의 A-400M 발표 자료.[사진=김수한 기자/soohan@]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유럽 에어버스가 한국 군용 장거리수송기 사업에 관심을 표명해 이를 놓고 미국과 유럽 항공기 제조회사들의 각축이 예상된다.

유럽 항공기 제조회사 에어버스는 16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전시회(아덱스·ADEX) 에어버스 부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덱스에서 에어버스의 차세대 대형 전술수송기 A-400M의 능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패트릭 드 카스텔바작 에어버스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는 이날 “A-400M은 동급 항공기 중 가장 최신 제품이며, 비행거리와 적재량 등 핵심역량 면에서 2배 이상 우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요한 펠리시어 에어버스 아태지역 방위 및 항공우주 총괄대표는 "A-400M은 수송기 현대화가 필요한 국가를 위한 최상의 플랫폼"이라며 "이미 이 항공기는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인도적 작전에 성공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공군은 지난해 10월 사이판 태풍 당시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들을 안전하게 한국으로 이송하기 위해 투입돼 활약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대형 장거리 수송기가 없어 총 799명의 이송을 위해 공군 C-130H 수송기가 3일에 걸쳐 10차례 비행했다. 공군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찬사가 이어졌지만, 대형 장거리 수송기 보유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들도 역시 아덱스에서 한국군의 대형 장거리수송기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보잉이 개발해 1993년 처음 실전배치된 미군의 대표적인 대형 전략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Ⅲ은 15~20일 열리는 아덱스에서 16~20일 닷새 연속으로 시범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군이 대형 수송기를 수입한다면 첫번째 우선 순위로 손꼽히는 기종이지만, 최근 생산이 중단돼 입찰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C-17이 기종선정 대상이 아닐 경우 A-400M의 선정 가능성이 높아 다시 양사간 경쟁에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C-17은 2008년 캐나다가 4대, 2010년 영국 공군이 7대, 2011년 호주가 5대를 수입한 바 있다.

한편 현재 한국과 스페인 군 당국 간에 한국의 초음속 훈련기 T-50과 스페인의 대형 장거리수송기를 맞교환하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어 에어버스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스페인 국방부는 과거 에어버스의 A-400M 27대를 수입하기로 했다가 14대만 보유하고 13대는 운용하지 않기로 했다. 스페인 측은 에어버스와 협상 끝에 13대를 다른 나라에 판매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13대 중 4~6대는 현금으로 판매하고 7~9대는 타국 항공기와 맞교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은 지난해 8월 영국 판보로 국제에어쇼에서 한국에 양측 항공기를 맞교환하자는 취지의 ‘스왑딜’을 공식 제안했다. 한국산 T-50 초음속 훈련기 20여대, KT-1 기본훈련기 30여대와 스페인 국방부의 A-400M을 맞교환하자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스페인간의 스왑딜 논의가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논의가 성사되면 그 결과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 내부에서는 ‘대형 수송기의 실제 활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현재 운용 중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C-130H의 최신 기종인 C-130J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