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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영철 “美, 적대정책 철회 전엔 비핵화협상 꿈도 꾸지 말라”
뉴스종합| 2019-11-19 09:16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이 담화에서 “미국은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협상에 대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은 같은 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물고기가공장 시찰 소식도 전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차 북미정상회담 시사와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조치에도 불구하고 고압적 태도로 맞서고 있다. 이에 다시 미국의 대응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한 담화에서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협상에 대해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한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며 “미국은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협상에 대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화 제의 의도에 대해선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적 야심을 버리지 않고 연말연시를 앞둔 지금의 바쁜 고비를 넘기기 위해 시간벌이만을 추구하면서 음으로 양으로 교활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바쁠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 있는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1년도 퍽 넘게 자부하며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외교적 업적으로 과시해 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 유예에 따른 상응조치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발표하면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에 ‘상응하는 성의’를 촉구한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생색을 내고 있다면서 자신들이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한미 연합군사연습에서 아예 빠지든가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또 한미 연합군사연습 연기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비핵화 협상의 틀거리 내에서 조미관계(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문제들을 함께 토의하는 것이 아니라 조미 사이에 신뢰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해 전제조건을 담보로 한 대화의 여지는 남겼다.

앞서 김계관 외무성 고문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곧 보자”며 3차 북미정상회담을 시사한 글을 트위터에 올린 뒤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아무 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 이상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