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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체연료 미사일 혁명 진행중…IRBM 발사 가능성”
뉴스종합| 2019-12-11 08:53
미사일 전문가 이언 월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빠르게 전환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쏘아올린 ICBM급 화성-15형 발사 준비 장면.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킬 ‘중대 시험’을 했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에서 혁명이라 부를만한 미사일 기술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사일 전문가인 이언 월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1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북한은 올해 20차례가 넘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고체연료를 시험했다”며 “지금 북한에선 일종의 고체연료 혁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월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했다고 발표한 중대 시험에 대해 “고체연료를 사용한 보다 큰 엔진을 시험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가장 우려할만한 가능성이고, 대형 고체연료 엔진이라면 큰 도약이라고 할만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전까지 미사일 시험 때마다 주로 액체연료를 사용해왔는데 연료 주입 시간이 오래 걸려 사전 포착과 공격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지닌다. 반면 고체연료는 미리 연료를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이동식발사대(TEL)를 활용한 은밀한 기동과 발사가 가능하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미사일 강국이 모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까닭이다.

월리엄스 부국장의 평가는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이번 시험에 대해 신형 액체연료로 추정하고 있는 것과 온도차가 난다. 서해위성발사장에는 수직발사시험대가 설치돼있는데 일반적으로 고체연료는 수평발사대에서 시험하고 액체연료는 수직발사대에서 시험을 실시한다. 다만 비용과 무게 등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고체연료를 수직발사대에서 시험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다만 월리엄스 부국장은 “보다 효율적인 액체연료 엔진을 시험했을 수도 있다”면서 “북한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액체연료를 시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개선된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액체연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월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조만간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ICBM 엔진을 공개할지를 묻는 질문에 “가능하다”며 “북한은 지난 2~3년 동안 우리를 크게 놀라게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여기에 외부 도움까지 더해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북한의 주장과 기술력 과시에는 항상 어느 정도 사실이 들어있었고, 적어도 우리는 그렇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추가 무력시위 여부에 대해선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시험발사를 의미할 지도 모르지만 ICBM은 아닐 수도 있다”며 “대신 훨씬 커진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