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우한 폐렴 초비상] 北 ‘우한 폐렴’ 민심 촉각…비상방역지휘부 설치
뉴스종합| 2020-01-30 11:35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유입 차단을 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중앙과 각 지역에 비상방역지휘부를 설치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는 주민들의 여론을 의식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식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기 위한 비상대책 강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당과 국가의 긴급조치에 따라 비상설 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에서는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의 위험성이 없어질 때까지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한다는 것을 선포했다”며 “중앙과 도, 시, 군들에 비상방역지휘부가 조직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앙과 각급 지휘부는 국경과 공항, 항구 등에서 검역을 강화하고 외국출장자와 주민 대상 검진, 검사·진단시약 확보, 위생선전 강화 등에 나섰다.

신문은 같은 날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자 계속 발생’이라는 또 다른 기사에서는 중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싱가포르, 핀란드 등지에서의 우한 폐렴 확산 및 대응 소식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전문가를 중국에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 등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북한은 우한 폐렴 전파 방지를 국가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정치적 문제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 속 그나마 남은 활로였던 북중 간 무역거래를 제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준 국방대 교수는 29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가 개최한 전문가토론회에서 “북한이 독재정권이어도 김 위원장은 일반 주민들의 여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위험을 높이기보다는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토론회에서 “작년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돼 돼지가 거의 전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공중보건체계로 인해 김 위원장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며 놀랐을 것”이라고 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