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北美, 지루한 ‘밀당’…폼페이오 “北 지도부와 마주앉길 희망”
뉴스종합| 2020-03-31 09:36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이 외무성 신임대미협상국장을 내세워 자신을 비판하면서 북미대화 의욕을 접었다고 밝힌데 대해 북한 지도부와 마주앉길 희망한다며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미대화 교착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미가 지루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북미는 교착 장기화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면서도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는 동시에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아시아 언론과의 전화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북한 지도부와 다시 마주 앉아 북한 주민의 더 밝은 미래를 향하는 길의 계획을 세우는 일을 시작할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바로 직전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신임대미협상국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판한 것을 겨냥해 ‘망발’이라며 북미대화 의욕을 접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상기한 뒤 “북한의 비핵화, 북한 주민의 밝은 미래를 포함한 네 가지 중요한 약속이 이뤄졌고 우리는 모두 잘 기억한다”면서 “그날 이후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 입장에서 매우 부지런히 노력해왔고 그렇게 할 기회를 갖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북미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책임을 사실상 북한에 전가하면서도 북미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외무성 대미협상국장 담화를 통해 “미 대통령이 자기에게 유리한 시간과 환경을 벌기 위해 유인책으로 꺼내든 대화간판은 국무장관의 망발로 하여 심히 훼손되었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담화에서 거론된 ‘우리의 길’은 작년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정면돌파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신임 대미협상국장’이라는 직함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북미협상 의지를 내보이는 한편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면서도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아닌 제재 등과 관련된 협상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는 오는 11월 미 대선까지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황 관리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