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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초대형방사포’ 사진·정보 조작 가능성 대두
뉴스종합| 2020-03-31 16:28
북한이 최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밝힌 가운데 사진과 발사체 비행정보 조작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북한이 30일 공개한 초대형방사포(왼쪽)와 지난 9일 발사한 초대형방사포(가운데), 그리고 작년 8월 발사관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해 공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오른쪽) 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지난 29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발사한 발사체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발사체 비행경로 등 정보의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문제의 발사체가 ‘초대형방사포’라면서 인민군 부대에 인도하기 앞서 전술·기술적 특성을 확증하기 위한 목적의 시험사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함께 공개된 사진은 이전까지의 초대형방사포와는 사뭇 다른 형태였다. 사진은 오히려 북한이 작년 8월 공개했던 ‘대구경 조종방사포’와 유사했다.

북한이 그동안 공개해온 초대형방사포는 차륜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원통형 발사관 4개를 탑재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궤도형 TEL에 원통형 발사관 6개를 장착한 모습이었다.

이는 북한이 작년 8월 원통형 발사관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해 공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를 닮은 형태였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의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실러 박사는 “발사관을 떠난 미사일이 발사관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길고, 직경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1일 보도했다.

그는 또 “발사 연기가 전체를 휘감는 것이 아니라 뒤에만 일부 나타나고 있고, 미사일 화염이 매우 밝지만 나머지 사진의 조명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매우 부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 역시 조작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면서도 “북한이 신형이라고 주장하는 이번 방사포와 관련해 영상이 제한적인 점 등 매우 수상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초대형방사포와 대구경 조종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전술지대지미사일. 북한판 에이태킴스 탄도미사일 등 신형무기체계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의 전반적 산업역량을 고려할 때 복수의 팀이 동시다발적으로 유사한 무기체계의 실험을 진행하는 점이 매우 수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무기체계 개발 표준에서도 벗어나고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발사체 비행거리와 고도를 조절함으로써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러 박사는 “미사일의 비행경로를 다양하게 조작해 다른 무기체계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정보공작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