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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루스벨트 핵항모, 승조원 건재함 과시…일상사진 공개
뉴스종합| 2020-04-17 15:05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승조원들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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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세계 최강의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 해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이 승조원의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미군 당국이 건재한 항공모함 승조원들의 마스크를 쓴 일상을 공개했다.

미 해군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스크를 쓰고 본업에 집중하는 승조원들의 일상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항공모함에서 일하는 각양각색의 승조원이 저마다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재는 등 코로나와의 전투 속에 각자의 본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항공모함 승조원 A씨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승조원 최초로 지난 14일 사망했다. 미 해군은 A씨가 지난 9일 괌 미군기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3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다른 군인 4명과 함께 격리됐다가 9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지역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었다.

이 승조원의 사망 당일인 14일 기준 루스벨트호 승조원 중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은 585명에 달했다.

루스벨트호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달 27일부터 괌에 정박 중이다. 전체 승조원은 약 4860명이며 이 가운데 4000명 넘는 인원이 육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추진 항공모함인 루스벨트호를 계속 가동하기 위해 항모 내에 남은 최소 인원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미 해군 전체에서는 약 900명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해군에서 승조원이 사망한 것은 루스벨트호 사례가 처음이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첫 코로나19 미군 사망자 발생에 관해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예비 병력 중 뉴저지주 주방위군 1명이 지난달 말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스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은 항모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승조원들을 하선하게 해달라고 상부에 호소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전격 경질당했다. 미군 당국은 지휘 체계 위반 등을 이유로 경질했다고 한다.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은 크로지어 함장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가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각) 공개한 크로지어 함장의 e-메일을 보면, 자신의 경력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상부에 지원 요청을 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는 e-메일에서 “우리가 투입된 순간, 더 많은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지만, 이 시점에서 나의 유일한 우선순위는 승조원들과 승선한 직원들의 지속적인 행복”이라고 썼다.

그는 또 “아시다시피 지휘관의 책임은 절대적이며 만약 도움을 요청할 시간이 있다면 나의 경력에 미치는 영향과는 상관없이 지금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승조원들을 14일 이상 격리하기 위해 괌에 있는 호텔 사용을 요청하는 것은 정치적 우려가 있다는 걸 알지만, 호텔은 비어 있고 그것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이어 썼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e-메일을 루스벨트호가 속한 항모전단의 지휘관인 스튜어트 베이커 소장을 비롯해 존 아퀼리노 태평양함대 사령관 등 3명의 해군 제독에게 보냈다. 또 7명의 해군 대령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크로지어가 서한을 20명 또는 30명에게 보냈다고 주장하며 크로지어를 강하게 비난한 토머스 모들리 전 해군장관 대행의 주장과 상반된다고 WP는 전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