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밀리터리
12일 이후 공개행보 없어 ‘건강이상설’
뉴스종합| 2020-04-21 11:39
지난 12일 조선중앙TV가 전한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 노동당 정치국 회의 현장에 나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가장 최근 모습(위쪽)과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아 지난 15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한 고위급 간부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연합]

돌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정부도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지난 15일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 부르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촉발됐다.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절대시하는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태양절을 맞아 조부 김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불경’으로 김 위원장의 신상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이후 미국 CNN방송이 21일 미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 정부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은 한층 더 증폭됐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상태에 준하는 심각한 상태로 거동이 불가능하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까지 나돌고 있다.

한국 정부는 신중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고 정보당국은 “한미 간 정보를 공유하며 관련 사항을 모니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CNN방송의 해당 보도는 김 위원장이 수술 이후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미국도 지켜보고 있다는 내용이라면서 특별히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에 가타부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 위원장이 쿠바 국가수반인 미겔 마리오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 국가평의회 의장의 60세 생일을 맞아 축하 전문을 보냈다며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국정을 수행중임을 시사했다.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단순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일부 매체 등을 통해서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자주 등장했다. 특히 한 북한전문매체는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 씨 일가의 전용병원인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계 관련 시술을 받고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관측은 한층 확산됐다.

특히 북한 내부소식통을 통해 “평양 김만유병원 담당 외과의사가 직접 시술을 집도했다”거나 “조선적십자종합병원과 평양의학대학병원 소속 ‘1호’ 담당 의사가 시술에 차출됐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의혹은 커졌다.

북한의 최대 명절이자 ‘태양절’로 불리는 김일성의 생일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건강 이상 때문이라는 주장이 계속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 간부와 무력기관 책임일꾼들이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밝혔는데,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김 위원장의 활동 내용이 이번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40여일 동안 공개 활동을 멈춘 전례가 있는데, 당시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발목에 생긴 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대원·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