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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총격에 정상적 대응…북한군 오발 가능성 높다" 합참조사 결론
뉴스종합| 2020-05-13 11:49
지난 2018년 남북 GP 시범철거 대상이 된 우리 군 GP 전경.[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은 지난 3일 발생한 북한군의 우리 군 최전방 GP(감시초소) 총격 관련 군의 축소 의혹 등 논란이 잇따르자 13일 "여러 정황과 우리 군이 수집한 정보 등을 종합한 결과 오발로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다시 한 번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GP 총격 관련 각종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은 이상 없이 이뤄졌다"며 이렇게 밝혔다.

군 관계자는 "유엔군사령부 조사 결과가 진행되고 있어 그간 자세한 사항을 밝히지 못했다"며 "각종 논란이 불거지고 있고 합동참모본부 차원의 조사가 끝나 사실 관계를 알려드린다"며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총격이 발생한 3일 당시 기상은 안개가 낀 상태여서 시계가 0.5~1㎞였고, 우리 군 GP 건물 외벽에 오전 7시 41분 당시 근무자가 건물 외벽이 피탄되는 것을 감지했다. 근무자는 비상벨을 눌러 피탄 사실을 GP 전 장병에게 알렸고, 7시 45분 장병의 전원 현장투입이 완료됐다.

부GP장인 중사가 7시 51분 탄흔 3개를 확인하고 북한군 GP 중 발사한 GP를 특정하고 대응 사격에 나섰다. 7시 56분 출근하는 차에서 상황을 보고받은 대대장이 대응 사격을 지시했고, 대대 지휘통제실에서 8시 정각 사격지시를 내려 해당 GP장이 8시 1분 K-6 RCWS(원격사격체계) 사격을 개시했으나 공이 불량으로 불발됐다. K-6 부사수가 현장에서 3회 응급조치한 뒤 다시 사격했으나 사격이 안 되자 8시 3분 연대장이 K-3 기관총으로 대응 사격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부GP장이 1개의 탄흔을 추가로 발견하고 바닥에 떨어진 북한군 14.5㎜ 고사총 탄두도 찾아냈다. 이에 사단장이 14.5㎜ 고사총 대응 화기인 12.6㎜ 구경 K-6를 수동으로 발사하라고 지시해 군은 K-6를 추가로 발사했다.

군은 앞서 총격 당일인 3일 설명 과정에서 총격 전후 해당 GP 일대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고, 총격 당시가 북한군의 근무 교대 시점이어서 오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총격 전후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 나타나지 않았고, 탄흔 분석 결과 유효사거리 밖에서 발사된 것으로 나타나 이 또한 북한군의 의도성이 없었던 증거라고 밝혔다.

북한군 GP가 우리 군 GP보다 지형상 낮은 곳에 위치해 도발이 쉽지 않다는 점, GP 총격에 사용된 북한군의 14.5㎜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가 1.4㎞ 내외라는 점도 이런 군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총격을 당한 우리 군 GP와 가장 가까이 있는 북한군 GP 3곳과의 거리가 1.5~1.9㎞인 점을 감안하면 모두 유효사거리 밖에서 발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군의 이런 설명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계속 불거지면서 군이 GP 총격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북한군 고사총 유효 사거리 논란, 현장 지휘관이 누구냐는 논란, K-3 대응 논란 등이 이어졌다.

고사총 사거리 논란은 합참이 수년 전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서 북한군 고사총 유효 사거리를 3㎞라고 명시한 사실 때문에 불거졌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군 고사총 유효 사거리는 1.4㎞만 공식 인정된다"며 "수년전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명시된 3㎞는 한미 군 당국이 공식 인정하는 책자 외의 자료를 당시 실무자가 잘못 쓴 것으로 판단한다"고 해명했다.

현장 지휘관 논란은 합참이 사건 직후 "우리 군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 판단하에 경고 방송 및 사격 2회를 실시했다"고 밝힌 데서 비롯됐다. 여기서 언급된 현장 지휘관은 GP 소초장일 것으로 인식됐으나, K-6 대응 사격 명령을 내린 주체는 사단장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이와 관련 군은 "지휘관은 중대장급 이상이며, 이번 사례에서 현장 지휘관은 대대장을 의미한다"면서 "대대장은 총격 직후 K-6 대응 사격을 지시했으나 불발됐고, 연대장이 K-3 대응을 지시, 이후 북한군의 고사총 탄두가 발견되자 사단장이 고사총 대응 화기인 K-6 사격을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의 오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북한군이 영농활동을 일상적으로 계속 했고, 철모를 안 쓰고 돌아다니는 장면이 관측 됐다"며 "또한 우발적 상황임을 뒷받침하는 다른 정황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