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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왕이 中 외교부장, 오는 25일 공식 방한”
뉴스종합| 2020-11-20 16:01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연내 성사가 불투명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를 논의하는 동시에 미중 갈등 상황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

외교부는 20일 “왕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공식 방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 위원의 공식 방문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만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중 외교장관 간 첫 대면 회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외교부는 “강 장관은 와 외교부장과의 회담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 관계와 함께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위급 교류’는 사실상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양국은 그간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위한 협의를 계속했으나 코로나19 확산 탓에 논의를 진전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 관계 회복을 기조로 반(反)중국 연대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매듭짓는 등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왕 외교부장은 지난달 일본과 한국을 연이어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자국 내 정치 일정을 이유로 방한 직전 일정을 취소했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반중국 안보 연합체인 ‘쿼드(Quad)’ 4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맞물려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한국 방문 일정을 취소했고, 곧이어 왕 외교부장 역시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방한 역시 미국에 대한 외교적 대응의 의미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왕 외교부장이 방한해 이뤄지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중 갈등 문제를 꺼낼 경우, 한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당장 중국은 최근 5G 네트워크,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등의 첨단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5G 클린 패스’ 등의 가치를 강조하며 전통적 동맹국으로서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장비 사용을 자제할 것을 압박하고 있어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외교부는 “강 장관과 왕 외교부장은 그간 10차례의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3차례의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상호 간에 수시로 소통해 왔다”며 “이번 왕 외교부장의 방한으로 코로나19 상황 하에서도 한중 고위급 간 소통을 이어가게 되면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 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