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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분주한 동북아 외교전…美 대선 후 패권경쟁 포석
뉴스종합| 2020-11-24 13:25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내달 초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비건 부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오는 25~27일 방한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 부장이 지난 2019년 유엔총회 참석 계기에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미국 대선 이후 국제정세가 큰 전환기에 접어든 가운데 동북아 외교전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첨예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수읽기가 한창인 모습이다. 미국은 정권교체 속 상황관리에 치중하는 모습이고, 중국은 한미·한일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을 견제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내년 1월 제8차 노동당 당대회를 예고한 북한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동북아정세는 한층 더 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부터 27일까지 일본과 한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중·중일관계 관리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왕 부장은 24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일본을 떠나 한국을 찾는 왕 부장은 방한 기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은 왕 부장 방한 계기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차기 미 행정부 관심끌기와 협상력 제고 차원의 고강도 무력시위 제동 등 한반도정세 관리에 적잖은 보탬이 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3차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도 내달 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관으로서 마지막이 될 그의 한국 및 아시아 방문 역시 한반도의 안정적 상황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20일 막을 내리는데다, 북한이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외부메시지를 일체 중단한 채 암중모색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비건 부장관 방한 때마다 불거지곤 했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과의 북미접촉설도 사라졌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주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대화의 경험과 교훈이 다음 행정부까지 이어지고 향후 북미협상이 지속해서 충실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비핵화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전화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면서 “이는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북한에게 엄청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 정권교체기 도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미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과 도발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도 “내년 1월20일 어떤 일이 일어나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난 70년간 지속된 한미관계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이룰 것”이라면서 “이 자체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