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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히 도출” 강조했지만…주한미군 방위비 1년째 ‘공백’
뉴스종합| 2020-12-01 10:33
정은보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지난달 30일 도나 웰튼 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과 협상단간 화상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올해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액을 설정하기 위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1년 가까이 공백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협상팀이 다시 만났다. 양국은 “합의를 조속히 도출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협상은 진전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전날 도나 웰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과 협상단간 화상협의를 개최하고 SMA 협상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협의는 지난 3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진행한 7차 협상 이후 8개월여 만이지만, 정식 협상이 아닌 약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의에서 양국 협상 수석대표는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조속히 도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간 간극을 보여온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를 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진행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웰튼 대표가 주일미군 방위비 협상에 주력하고 있는 데다가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에서 주요 쟁점은 최고위급 사이에서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협정 체결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국 협상팀은 장기간 협상 끝에 잠정 합의안까지 마련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인상 요구를 이유로 합의안을 파기한 뒤 사실상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분담액(1조389억원)에서 13% 인상하는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미국 측은 최대 50% 인상된 13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내년으로 예정된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에야 본격적인 방위비 협상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