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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한미동맹 적임자이나 北비핵화 잘못된 낙관도”…트럼프 정부 관료 회고록
뉴스종합| 2021-01-21 11:08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종로구 도렴빌딩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새 외교부 장관에 지명된 정의용 전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은 2018년 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가동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의 카운터파트(대화상대)였던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평가는 다소 부정적인 편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정상외교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만나기로 한 한편, 국가안보실(NSC)은 동맹국과의 새로운 관계 구축 등을 위해 본격적인 외교안보정책 편성에 들어갔다고 했다. 한미 외교소식통은 “대(對)한 및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한국과의 접촉도 바로 이뤄질 것”이라며 “NSC에서 한국 주요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정보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전임자들의 회고록은 새 외교안보라인이 자신들의 카운터파트들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쓰인다.

그런 점에서 맥매스터·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 및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보 정확성을 의심케 할 수 있는 자료로 쓰일 우려가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우, 정 후보자에 대해 “카운터파트로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의견을 조율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달빛정책과 같은 대북 기여정책이 북한을 비핵화 양보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최대한의 압박’ 전략의 결속력을 흐트릴 수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도 함께 남겼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정 후보자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전개하면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판단한 경향성이 있었다고 봤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정 후보자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연을 두고 격론을 벌인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정 후보자를 사실상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청와대가 격분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정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낚이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을 ‘조현병 같은 생각’이라며 폄훼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 정상간의 진솔하고 건설적 합의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정 후보자도 국가안보실장으로서 “정부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에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당시 백악관은 볼턴 전 보좌관을 상대로 약 400개 문구에 대한 수정 및 출판정지를 요구했지만, 수정은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 법원은 볼턴 전 보좌관이 저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백악관에 퇴고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며 판매를 허용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