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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고지기’ 사위 탈북…노동당 39호실은 어떤곳?
뉴스종합| 2021-01-25 10:19
지난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 왼쪽 손목에 찬 시계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 손목시계가 1400만원대 스위스 IWC 제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39호실을 통해 사치품을 밀수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류현우 전직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김정일·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을 지낸 전일춘의 사위로 알려졌다. 노동당 39호실은 북한 정부 내에서 외화벌이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른바 ‘금고지기’ 조직으로 알려졌다.

39호실은 북한이 지하자원을 캐내는 광산이나 무역회사들, 은행 등 해외에서 돈과 관련한 기관을 망라하고 조정하는 통치자금의 컨트롤타워다. 김 위원장의 자금 동원을 위해 불법거래도 자행한다는 소문과 달리 실제 북한 내에서는 ‘합법적인 통치자금 관리기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후 지속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차명계좌를 동원하거나 개인계좌를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 내 외화벌이는 38호실이, 북한 외부에서의 외화벌이는 39호실이 총괄했지만 최근 들어 통·폐합했다.

대북소식통은 “노동당 산하 전문부서이기 때문에 알려진 것과 달리 마약거래와 같은 불법 활동을 할 수가 없다”며 “다만 해외에서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어렵기 때문에 차명계좌를 통한 외화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탈북자 리정호 전 39호실 산하 대흥총국 다롄 지사장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부는 39호실의 불법경제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합법적으로 대규모 조직 체계를 갖추고 외화 벌이 생산과 무역을 진행하고 정상적인 은행 업무를 진행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노동당 39호실은 북한 주요 금융기관인 대성·고려은행 등을 소유하고, 마카오·베이징·홍콩·싱가포르 등 해외지부 17곳과 무역회사 100여 개를 비롯한 문천금강제련소·대성타이어공장·원평대흥수산사업소 등 각종 공장과 광산도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외에서의 건설 유치, 식당 진출, 물류 판매 등으로 벌어들인 자금은 김 위원장의 사치품과 당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에 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노동당 39호실이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도 쓰인다고 보고 지난 2010년 8월 행정명령 13551호를 발동해 노동당 39호실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유럽연합(EU)도 2010년 12월 전일춘 노동당 39호 실장에 대한 비자발급을 금지하고, 자산동결 제재 조치를 취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