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밀리터리
한미 ‘전작권 전환’엔 공감…시점은 온도차
뉴스종합| 2021-01-29 11:25
서욱 국방부 장관.
오스틴 美국방부 장관.

한국과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라는 큰 틀에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시기를 둘러싸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못 박기 바라는 눈치지만 미국은 특정 시점을 명시하는 데 부정적인 기류다.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입장은 최근 관련 당국의 발표로도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전작권 전환 조건의 완전한 충족을 강조하면서 특정 시점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작권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미국과 한국이 상호 동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병력과 인력, 그리고 그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특정한 시점에 대한 약속은 우리의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며 “마찬가지로 병력과 인력,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부를 바꾸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강한 국방과 강한 연합방위체계를 위한 시대적 과업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의 재임 기간 ‘진전된 성과’를 강조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미국과 전작권 전환 시점을 합의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그러나 미 국방부가 병력과 인력 위험까지 거론해가며 특정 시점을 못 박는데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한미는 향후 쉽지 않은 조율 과정을 거쳐야할 전망이다. 특히 미 국방부의 이번 논평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전작권 전환 관련 첫 공개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한미 연합훈련이 조정되면서 무산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와 관련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 FOC 검증 평가를 기대하는 반면 미국은 조건을 갖춰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한미는 서 장관이 최대한 이른 시일로 제안한 로이드 오스틴 신임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 등 계기에 전작권 전환과 한미 연합훈련 등 동맹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조정된 것과 관련해 북한과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훈련의 성격이 바뀌거나 중단됐지만 “여전히 준비태세 능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연습하고 훈련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관련 질문에는 “구체적인 무기체계에 대해 평가하지 않겠다”며 “한반도에서 필요로 하는 준비태세를 계속 확실히 갖출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우리는 군사적 능력을 증진하려는 북한의 열망을 확실히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그 군사적 능력이 무엇을 하도록 고안됐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