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대화 거부한 北, 11개월만에 무력시위
뉴스종합| 2021-03-24 11:52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연합]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없는 한 북미대화는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펼쳤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4일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 미사일 동향을 실시간 파악하고 관련사안을 확인 및 포착했다”며 “지난 21일 아침 서해 지역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어 “구체적인 제원은 분석중”이라며 “제원 등 정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결론에 이를 수 있는데 현재 어떤 평가를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당국자도 23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확인했다. 북한 순항미사일은 한국군 탐지자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공개된 것은 작년 4월14일 이후 11개월여만이자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외무성의 대미 비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종료, 그리고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이후 시점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는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 일단 ‘로키’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미 고위당국자는 “일반적인 군사활동 범주에 들어간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나 동맹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런 일을 과대해석하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북한 정권의 태도가 거의 달라지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도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미 계획된 군사활동일 수 있다”면서 “북한이 당대회에서 언급한 대로 국가방위력 강화 차원에서 새로운 무기 개발을 통한 무력 현대화를 자신의 계획표 대로 이행해나가는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통상 미사일 발사 뒤 관영매체를 통해 이를 과시하곤 했던 북한은 이번엔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미국, 일본은 내주 말 한미일 3국 안보실장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 고위당국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내주 말 북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일본 측 카운터파트와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거의 완료됐다며 마지막 검토단계에서 한일 안보실장과 회의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대원·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