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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삶, 그리고 한국형 전투기 [신보현의 한국형 전투기 이야기⑥]
뉴스종합| 2021-05-10 14:01
〈편집자주〉

헤럴드는 한국형전투기(KF-21) 사업의 순조로운 진행을 기원하며 다양한 콘텐츠로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조망해 왔다. 이번에는 공군본부 사업 담당실무자로 최초 소요 제기 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한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산증인, 신보현 무기체계연구원장에게 그간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진행 과정에 대해 들어본다.

한국형 전투기 출고식 관련 자료사진. [연합]

한국인의 삶, 그리고 한국형 전투기 [신보현의 한국형 전투기 이야기⑥]

한국형 전투기(KF-21 보라매)는 개발 전까지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전투기 국내개발을 희망해온 현장 엔지니어와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들은 핵심기술 확보계획을 수립해서 제시하며 가능성을 주장했지만, 언론은 연일 “핵심기술 개발에 20년 이상 소요될 것이며, 2025년까지 한국형 전투기 국내개발은 불가능하다”는 부정적 내용을 보도했다.

결국 전투기는 개발 궤도에 올랐다. 정부는 지난 2015년 3월 한국항공(KAI)을 체계개발 우선협상대상 업체로 선정했다. 본 체계개발 계약은 2015년 12월 28일 이뤄졌다. 2016년 1월에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착수가 이뤄졌다.

한국항공은 현재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했다. 2021년 4월에는 한국형 전투기 시제 1호기가 출고식을 했다.

이번 주 신보현의 한국형 전투기 이야기는 한국형 전투기의 성공적인 개발을 앞서 기술한 한국인의 특성과 연결 지어 설명해보려고 한다.

한국인들은 더 높은 곳을 향한 열정이 강렬하다. 한국인들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에서 농사를 생계수단으로 살아오면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14세기 조선 개국 당시 100만 명에 미달하는 수준에서 20세기 초 1,000만 명 이상이 되어 500여 년 사이에 10배 이상으로 증가, 1910년에서 1950년 사이 불과 40년 만에 남북한 인구는 2,600만 명 수준으로 증가함에 따라 “진지 잡수셨어요?”가 아침 인사였을 정도로 가난하게 살아왔다. 인간의 생존에 기본인 식욕도 충족하지 못한 채 살다 보니 배고픔 극복이 삶에 최우선 목표였다.

기본 욕구일수록 강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것이 습성화되어 한국인들에게는 아직도 현실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한 열정이 강렬한 것 같다. 한국인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강하다. 한국인들은 6, 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터전에서 〈새마을운동〉을 시작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새마을운동 정신은 희망을 상실했던 한국인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했다.

한국인들은 궁리(窮理, 사전에는 한자적 해석으로 ‘이치를 깊이 연구함’으로 말하나, 필자는 ‘과학 기술적인 재능’으로 해석)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한국인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으로 금융위기를 2년 남짓한 사이에 극복한 세계 유일한 민족이다. 대륙 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독특한 의식주 문화를 발전시키기도 했다. 여기서 나온 김치와 온돌은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인정받는다. 최고의 과학성과 독창성이 세계적으로 입증된 한글을 개발했고, 임진왜란 때는 판옥선과 거북선을 고안·제작해서 일본 해군에 승리를 거뒀다.

높은 곳을 향한 열정과 궁리 능력 두 가지는 국산 전투기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한, 그래서 국산 전투기를 갖고 싶다는 열망을 피력해온 국내 항공인들의 간절한 염원으로 이어졌다.

국내 항공인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공군전력 약화와 숱한 비판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극복했다. 그리고 국산화 체계개발이란 결과를 이뤄냈다.

신보현 무기체계연구원장 (예 공군소장, 항공공학박사)

〈한국형 전투기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방위사업청 한국형 전투기사업단 관리 아래, 한국항공(KAI)이 주도해 이뤄진 한국-인도네시아 국제 공동연구개발사업이다. 최초의 국산 전투기 개발을 목적으로 했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지난 2015년 12월 28일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9년 9월까지 상세설계를 마쳤고, 지난 9일에는 시제 1호기를 출고했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는 비행시험을 진행한다. 체계개발을 마친 후에는 2026년 12월부터 2032년 12월까지 총 6년간, 120대의 전투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 결과물로 등장한 것이 'KF-21 보라매'다. 해당 기종은 시제 1호기가 출고되기 전까지 KF-X로 불렸지만 지난 9일 공군에 의해 새 이름을 갖게 됐다.

KF-21은 미국 공군이 1970년대 개발한 'High-Low Mix 전투기 운용개념' 범주에서는 미디움(Medium)급 전투기에 해당한다. 곧 퇴역할 미디움급 전투기 F-4/16를 대할 계획이다. 본래 사업이 결정됐던 2002년 당시, KF-21은 2010년대 수명이 다하는 F-4/5급 전투기를 대체하는 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사업이 지연돼 보급이 늦어졌고, 2020년대 중반이후 도태예정인 F-4/16급 전투기를 대체하게 됐다.

공군의 전투기 등급별 지향임무 및 성능 범위 [신보현 원장 제공, 그래픽=권해원 디자이너]

신보현 원장 약력

-1951년 충남 예산 출생

-1973년 공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美 해대원 졸업 (항공공학 석사 & 엔지니어)

-美 퍼듀대학교 대학원 졸업 (항공공학 박사)

-공군 장교(전투조종사)로 복무 (비행편대장/교관, 대대장/전대장/단장)

-공군본부, 국방부/합참/국방대학교 근무

(전략기획처장/본부사령/F-X사업단장/기참부장/연구개발관/해외정보부장/부총장)

-2006년 10월 31일 공군소장으로 예편(37년 9개월 군생활)

-전역 후 2006년 10월 31일 ~ 2019년 2월 28일 건국대학교 연구교수/방위사업학과 초빙교수

-2007년 3월 2일 ~2016년 2월 28일 건국대학교 무기체계 연구소장

-2015년 3월 2일 ~ 현재 ㈜ 무기체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