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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급조된 ‘심야열병식’...영변 핵시설 재가동 이은 관심끌기
뉴스종합| 2021-09-09 11:50
북한이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인 제73주년 9·9절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며 “9일 0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동지께서 열병광장 주석단에 나오셨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연설은 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통상 열병식 전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2~3개월에 걸친 연습기간을 가져왔던 것과 달리 이번 열병식 준비 정황은 열흘 전에야 감지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열병식은 며칠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진행됐는데 급조된 측면이 강하다”며 “대내적으로 여러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김 위원장이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준비기간이 짧았던 만큼 열병식 자체도 최근 열병식에 비해 다소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0시부터 1시간가량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작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때나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 때에 비해 단축된 것이다. 작년 10월 열병식의 경우 3시간가량 진행된 열병식을 2시간16분 분량으로 편집해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방영했고, 지난 1월 열병식은 1시간30여분 분량으로 역시 녹화방송됐다.

북한이 5년, 10년 단위로 이른바 ‘꺾이는 해’가 아닌 해 기념일에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도 흔치않은 일이다. 작년부터 심야 열병식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드론과 불꽃놀이 등을 이용한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열병식에선 새로운 전략무기도 선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작년 당 창건 기념 열병식 때는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비해 길이와 직경이 커진 다탄두미사일(MIRV)로 추정된 신형 ICBM을 공개했으며, 지난 1월 당대회 계기 열병식 때는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ㅅ(시옷)’을 공개했다.

군과 정보당국의 분석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전략무기는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위원장은 앞서 제8차 당대회를 통해 핵무기 소형경량화와 초대형 핵탄두, 핵잠수함 등 개발을 지시한 바 있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최근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엄청난 안보위기’를 위협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정권수립기념일을 맞아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협력을 강조했다. 이밖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등도 각각 축전을 보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