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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독도문제 ‘몽니’...한미일 외교차관 공동회견 무산
뉴스종합| 2021-11-18 11:29

일본이 독도 문제를 한미일 공조에까지 끌어들이는 ‘몽니’를 부렸다.

미국을 방문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제9차 외교차관협의회를 가진 뒤 공동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급작스레 무산되고 말았다. 외교부와 미 국무부가 사전 공지한 공동회견장에는 셔먼 부장관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최 차관은 “일본 측이 우리 경찰청장 독도 방문 문제로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개최국인 미국이 단독회견을 통해 한미일 차관협의 결과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며 “한미일 차관협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전선언을 비롯한 한반도정세 전반과 이란 핵협상 상황, 공급망 재편 및 경제안보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일본의 ‘독도 몽니’로 빛이 바랜 셈이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미중 화상정상회담 직후 중국에게 공고한 한미일 3각 공조를 과시하려던 미국의 입장도 머쓱해지고 말았다.

셔먼 부장관은 나홀로 가진 회견에서 “한동안 그랬듯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돼야 할 일부 양자 간 이견이 있었다”며 “이 이견 중 하나가 회견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이견은 오늘 회의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일본 측은 공동회견은 보이콧했지만 한미일 협의회에 이어진 한일 외교차관회담에는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 16일 헬기편으로 독도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독도 경비대원을 격려했다.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은 지난 2009년 당시 강희락 청장 이후 12년 만이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일본 주장 독도 명칭)가 자신의 영토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한국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셔먼 부장관은 종전선언과 관련 “미국은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 및 파트너와 갖고 있는 협의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계속된 협의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현 시점에서 종전선언에 동의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좋은 협의를 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이 종전선언 협의가 막바지 단계임을 시사한 것과 달리 온도차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셔먼 부장관의 발언은 한미 간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식시키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