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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北 5년만의 反美집회·중앙군사위, 내부 동요 대응 수단”
뉴스종합| 2022-06-27 17:06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3일간 주관하는 모습이나, 6.25를 계기로 5년 만의 반미(反美) 집회를 연 것에 대해 “다른 한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봉쇄로 인한 국내적 동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7차 핵실험을 포함해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더 공세적인 태도로 나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최근 이례적인 모습은 역시 ‘오디언스’(청중)이 국내라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해 “무기 만드는 자체가 쉽지 않지만 소형화는 그중에서도 더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핵기술 발전의 결과로 소형화로 가고 있다”며 “탄도미사일의 레인지(range·범위)가 ‘롱 레인지’(long-range·원거리)에서 ‘숏’(short-range·단거리)으로 바뀌는 부분, 전략핵에서 전술핵으로 바뀌는 부분은 타깃이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의 전략이 미국을 상대로 이런 무기들을 개발하는 데서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것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한 공격력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공격력을 동시에 갖길 바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단거리 미사일 도발이 북한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생각하는 북한의 ‘레드라인’에 대한 질문에 권 장관은 “레드라인을 미리 설정하는 것은 그렇게 전략적이지 않다”며 “레드라인을 설정하더라도 미리 공개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판단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추가 대북 제재에 비토(veto·거부권)할 것으로 보는지 묻자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 과정에서 중국이 비토를 행사했지만, 핵실험은 반드시 그 연장선상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의 연장선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안보 정세가 조금씩 흔들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게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비판은 말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훨씬 나은 미래를 생각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자들이 핵실험을 단념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회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회의 중 동해안과 한반도 최남단 지역 지도를 둔 것이 포착됐다. ‘북한의 군사적 변화 가능성이 9.19 군사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권 장관은 “중앙군사위에서 결정한 내용들도 9.19 군사합의 정신에는 위반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좀 더 크게 남북관계 개선 발전을 위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권 장관은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정세는 국제사회의 역학관계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미중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에 이은 경제위기까지 다양한 안보위협이 중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정세가 신(新)냉전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불안한 경보음도 계속 들리고 있다”며 “북한은 이 틈새를 이용해 핵개발을 통한 현상 변경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뤄나가고자 하는 우리에게 이러한 변화는 매우 심각하고 근본적인 도전”이라며 “북한의 도발은 용납하지 않되,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