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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제’로 떠오른 한중 감정…사드·칩4 현안은 ‘세대별 양분’[데이터 르포]
뉴스종합| 2022-08-27 06:17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한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근간이 되는 양 국민의 우호 감정이 확산되고, 특히 양국 미래 관계를 이끌어갈 젊은층의 마음의 거리가 줄어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8월24일 시진핑 주석에게 보낸 서한 中
중한(한중) 양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2년 8월24일 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中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중 관계가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축하 서한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향후 관계를 위한 ‘상호 존중’의 원칙을 확인했다.

탈냉전의 시기에 수교를 맺은 한중 양국은 현재 신(新)냉전의 국제질서 재편 속 도전에 직면해있다. 무엇보다 ‘최악의 국민감정’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악화된 국민감정이 최우선 극복 과제로 꼽힌다.

가뜩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공급망 문제 등 첨예한 현안이 수시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부의 외교력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국민적 지지를 비롯해 양국 관계를 ‘우호 관계’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 공감대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양국 각 22명씩 총 44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발족한 ‘한중 관계 미래 발전 위원회’는 24일 분야별 정책 제언을 담은 공동 보고서를 양국 정부에 각각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양 국민 특히, 청년 세대에서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도전 과제로 꼽았다.

실제로 이러한 경향은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27일 헤럴드경제가 총회원수 18만명을 보유한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를 통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중국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69.2%가 ‘부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답변은 7.4%, ‘모름’은 23.4%였다.

데이터 정치 플랫폼 옥소폴리틱스 제공.

젊은층일수록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경향은 뚜렷했다. 10대는 79.7%, 20대는 75.8%, 30대는 65.7%, 40대는 44.8%, 50대는 56.3% 순으로 부정적인 응답이 나왔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 동북공정이 지속돼온 가운데 사드 배치를 계기로 경제·대중문화 등에 대한 한류 제한령으로 양국 국민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특히 문화에 민감한 젊은층의 부정적 인식을 강해졌다.

이러한 인식은 민감한 정치·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보였다. ‘사드배치’ 존속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69.1%가 ‘찬성’, 16.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정치 플랫폼 옥소폴리틱스 제공.

다만 연령별로는 의견이 양분됐다. 10대는 84.6%, 20대는 79.2%, 30대는 62.5%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40대는 41.8%, 50대는 53.1%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의 49.5%가 ‘반대’했지만 중도진보(51.4%), 중도(83.4%), 중도보수(94.1%), 보수(96.6%)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64.1%가 ‘찬성’, 16.10%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정치 플랫폼 옥소폴리틱스 제공.

이 역시 연령별로는 의견이 양분됐다. 10대는 75.6%, 20대는 72.5%, 30대는 62.3%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40대는 46.9%, 50대는 48.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의 42.7%가 반대했으며 중도진보(50.3%), 중도(73.6%), 중도보수(83.7%), 보수(91.4%)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 미래발전위원회는 사회문화 교류를 위한 오프라인 문화교류 플랫폼을 구축하고,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새로운 문화산업을 개척하며, 한중이 공유하는 문화자산을 발굴하여 글로벌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을 양국 정부에 제안했다.

또 고위급 언론인 대화 등 미디어 교류를 활성화하고, 현안이 발생할 경우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적시에 여론의 관심 사항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중 청소년·청년 교류의 해 제정, 한중 청소년·청년 하계·동계 캠프 연례 개최, 청년 창업가 상호 교류와 지원 등 교류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