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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위급 ‘방미’ 박진 귀국길…美확장억제·우주협력·정상회담 논의
뉴스종합| 2023-02-05 09:21
박진 외교부 장관이 3일 오후(현지시간)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동맹 70주년인 올해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3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에드윈 퓰너 미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를 접견하고 한미동맹, 역내 및 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발전상을 되짚어 보면서 미 정책 커뮤니티의 기여를 평가하고, 윤석열 정부의 자체적인 인도-태평양 전략 실행의 원년을 맞아 우리 외교 정책에 대한 미 조야의 이해와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계속해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퓰너 회장은 한미동맹이 미국이 맺은 가장 모범적인 포괄적인 동맹이라고 평가하고, 글로벌한 차원에서 한미관계의 포괄적 발전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3일 오후(현지시간)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차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이 배석했다. [연합]

박 장관은 3박5일 동안 뉴욕과 워싱턴을 찾아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대응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3일 박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확장억제, 공급망, 첨단 핵심기술, 우주협력 등 폭넓은 의제를 다루고 “한미동맹의 향후 70년간 청사진을 제시하고 상호 합의한 사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에 핵을 포함한 전략 및 재래식 자산 등 미국의 모든 군사능력을 지원하는 확장억제 강화에 공감하고, 북한의 불법적인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대남 핵선제 공격 능력 및 의지 노골화로 한국 내 일각에서 자체 핵무장론을 비롯해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데 대해 “우리는 확장억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우리의 동맹과 친구를 지킨다는 우리의 약속과 학장억제에 대해 어떤 의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한국이 에너지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측은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박 장관은 2일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윤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미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미 일정에 대해 박 장관은 “미국 측과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 빌 넬슨 청장과 면담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박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는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동맹으로 확장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양측은 ‘한미 과학 및 기술협력에 관합 협정’을 개정·연장했다. 과학기술협력협정은 양자간 과학기술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정보교환과 인적 교류 ▷공동연구 수행 및 지원 방식 ▷공동연구 결과물과 관련한 지식재산권의 보호와 배분 등을 규정하는 협정이다.

기존 협정은 1년 단위로 각서를 교환해 효력을 연장해 왔으나, 이번 개정으로 협정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연장했다. 또한 방문 연구자가 초청 기관과 지식재산권 배분을 협의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고 제3국에서의 지식재산 권리는 당사자간 합의로 결정하도록 해 연구자가 지식재산권 배분 결정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했다.

외교부는 “이번 개정으로 한-미 과학기술협력협정 운용의 법적 안정성이 크게 제고되고, 우리 과학기술 인력이 양국간 과학기술 협력 활동에 참여한 성과를 보다 폭넓게 보장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장관은 지난 2일 뉴욕에서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을 만나 대한민국이 아르테미스 약정의 10번째 서명국으로서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및 달-화성(Moon-to-Mars) 탐사 계획에 적극 참여할 예정임을 설명하고, 한미 양국이 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 대사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박 장관은 미 의회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1일에는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 대사들과 만나 북한의 도발에 대한 안보리의 단합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우리나라가 2024-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한다면 안보리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고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