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밀리터리
한중일 회의에 한미일 회동까지…‘아세안 회의’에서 美中 외교전
뉴스종합| 2023-07-14 11:05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세대결’이 펼쳐진다. 13일에는 한중일 외교장관이 모인 데 이어 14일에는 한미일 외교장관이 만나고, 중일 외교장관 회담까지 예정되면서 미중 간 치열한 외교 각축전이 펼쳐진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이번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 회의에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보다 서열이 높은 왕이(王毅)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참석하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남이 성사됐다.

이에 따라 한중일과 한미일이 하루 간격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13일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박진 외교장관과 왕 위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이 한테이블에 앉았다.

이 자리에서 왕 위원은 한중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왕 위원은 “아세안+3은 오랫동안 동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왔지만, 현재 국제 정세가 가속화되고 있고 동아시아의 미래는 기회와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며 “아세안+3은 역내 주요 경제국으로서 연대를 강화하고 긴밀히 협력하여 공동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은 국제기준과 국제관례에 부합해 이웃 국가에 해를 끼치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으로 대응했다. 이후 중일 양측 모두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추가적인 언급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렸던 아세안+3 회의에서 대만해협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해 예정됐던 중일 양자회담마저 무산된 것과 비교할 때, 이번에는 중일 양국이 발언에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왕 위원 등 고위 관료와 만나 동중국해 문제와 오염수 방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논의했었다.

14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성사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국은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강하게 규탄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인 ARF에 이어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해 북핵 문제는 역내 평화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한다.

우리 정부는 14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자금 조달에 관여한 개인 4명과 기관 3개를 대북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자카르타=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