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한 북한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를 닦고, 금속탐지기로 추정되는 기기를 대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북러 정상회담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한 북한 경호원들이 불안해보이는 회담장 의자 때문에 막판까지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의자의 독특한 디자인이었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앉을 의자에는 뒷부분을 단단히 지탱할 다리가 없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는 다른 의자로 교체됐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전날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사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경호원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관찰해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회담 직전 북한 경호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의자였다.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를 이리저리 흔들어보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것이다. 코메르산트는 긴장한 경호원들이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했다며 "이는 그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의자는 회담에 배석할 장관들이 앉을 의자 중 하나로 바뀌었다. 디자인은 똑같았다. 경호원들에게는 더 안전해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가 확정되자 경호원들은 흰 장갑을 끼고 몇 분간 닦으며 소독에 나섰다.

경호원들은 회담이 열리기 전날인 12일 밤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의 아무르 가스공장 직원 숙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회담 당일 이른 아침부터 순백 셔츠와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장갑열차에서 내리자 '낡았지만 잘 정비된' 마이바흐3 리무진 차량이 등장했다.

이때 경호원들은 온도·풍속·이슬점 등을 확인하는 휴대용 기상 관측기를 들고 열차 플랫폼 주변을 뛰어다녔다고 한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 온라인 매체도 이를 조명했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분석도 나왔다. 특히 수행원들이 의자 확인에 목숨을 건 것은 푸틴 대통령 측이 유해물질을 발라놓았을지 의심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측 암살단은 독살을 위해 신경작용제 노비촉과 방사성 물질 폴로늄 210을 쓴다"며 "북한이 이를 염두에 두고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의자 자체를 놓고도 "김 위원장의 몸무게는 130kg이 넘는다"며 "수행원들이 의자의 견고함을 확인한 이유는 분명하다. 몸무게로 의자가 부러지면 리더로의 저력을 과시하는 김 위원장으로는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 국가정보원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의)체중은 인공지능(AI) 분석 결과 약 140kg 중반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