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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러 5박6일...우주기지·미사일·핵잠까지 봤다
뉴스종합| 2023-09-18 11:2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 역대 최장기간 해외체류인 5박 6일간 러시아 방문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연방에 대한 공식친선방문 일정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17일 블라디보스토크시를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을 출발해 12일(현지시간) 하산역을 통해 러시아로 들어갔고,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러시아 군사시설 등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18일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집권 이후 최장기간 평양을 비운 셈이 된다. 김 위원장의 방러 및 북러정상회담은 군사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정상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협력 강화 의지를 애써 감추지 않았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열린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 북한의 인공위성을 도울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이 때문에 이곳에 왔다”며 북한이 내달 세 번째 발사를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내 로켓 조립·시험동과 발사시설을 둘러보며 ‘우주강국’ 러시아의 우주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북러는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포탄과 탄약 등 재래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가 대신 위성과 핵잠수함, 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오르기 전 방러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소식을 전하면서 “북러관계의 강화발전사에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았다”면서 “군사와 경제, 과학, 교육, 문화 분야의 여러 대상을 참관했다”며 군사 분야를 가장 먼저 꼽았다.

정상회담 뒤에도 김 위원장은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이동해 군사행보를 이어갔다.

15일에는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자리한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해 러시아 전투기 생산 공정을 살펴봤다.

16일에는 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크네비치 군 비행장과 태평양함대 기지를 찾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 미그(Mig)-31 전투기에 탑재된 극초음속미사일 Kh-47 ‘킨잘’을 직접 만져보는 등 큰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어 각종 전략핵잠수함과 수상함, 항공전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를 방문해 마셜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에 직접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동선은 낙후된 북한 해·공군력과 맞물려 주목된다.

북러가 한미일 공조에 대응해 북러, 나아가 북중러 연합군사훈련에 나설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김 위원장의 방러 및 북러정상회담으로 잇단 핵·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체계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은 17일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는 우리가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선언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평등하고 공정한 상호작용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