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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광복회 잇단 마찰…광복절·공법단체·예산 건건이 충돌[신대원의 軍플릭스]
뉴스종합| 2024-08-28 09:30
국가보훈부와 산하 공법단체로 보훈부로부터 정부예산을 지원받는 광복회가 이번엔 내년 예산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강정애(오른쪽)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13일 광복회의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설득하기 위해 여의도 광복회관을 방문해 이종찬 광복회장과 면담을 하는 모습. [국가보훈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광복절 기념행사 분열의 여파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국가보훈부와 산하 공법단체로 보훈부로부터 정부예산을 지원받는 광복회가 이번엔 내년 예산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보훈부는 내년도 광복회 지원 예산을 올해 32억원보다 6억원 줄어든 26억원으로 책정했다.

줄어든 예산은 모두 지난 6월 출범한 광복회학술원 사업비 관련 내용이다.

광복회학술원은 독립운동 역사와 정신을 정립하고 미래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당장 광복회 내부에서는 정부 주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따로 기념행사를 가진데 대한 보복성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보훈부는 광복회학술원 예산이 올해 새로 편성돼 집행과 결산이 끝나지 않아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보복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보훈부 관계자는 28일 “신규 편성된 국회 증액 예산은 그해 집행된 예산의 결산 및 평가 후 지속 여부를 판단한다”며 “광복회학술원 관련 예산 6억원은 올해 신규 편성된 예산으로 아직 집행 및 결산 평가가 완료되지 않았기에 내년도 예산 정부안으로 편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남참전유공자회 아카이브 관련 3억원 역시 같은 이유로 내년도 예산안에 잡히지 않았다.

애초 광복회학술원 예산은 작년에도 정부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른바 ‘쪽지예산’ 식으로 편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훈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광복회학술원 예산을 다시 포함시켰지만 예산당국의 새로 편성된 예산의 경우 집행과 결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최종적으로 정부안에서는 빠지게 됐다고 한다.

광복회학술원 예산은 추후 성과 평가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거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될 수 있다.

다만 예산 문제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지만 보훈부와 광복회 간 마찰 소지는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

우선 보훈부는 광복회 주관 기념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는 발언이 나온 데 대해 정치 중립 의무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문제의 발언이 정치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정치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한 법령 적용 및 감사 필요성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훈부의 검토 결과는 이르면 내달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은 광복절 기념행사 축사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친일 편향 국정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라”며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광복회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다.

이와 함께 보훈부와 광복회는 독립 분야 공법단체 추가 지정을 둘러싸고도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현재 광복회는 보훈부 산하 유일한 독립 분야 공법단체인데, 광복절 기념행사 분열 이후 보훈부가 순국선열유족회와 순직군경부모유족회 등을 추가 공법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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