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주로 임시전시장 우려 불식 흥행 일등공신
축구장 4개 면적…기둥 없애 전시·관람 편리
軍 훈련시설·지자체 축제 등 향후 활용 관심
“한국서 가장 크고 가장 안전한 임시전시장”
올해 처음 개최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KADEX 2024)가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처음 시도된 축구장 4개 면적의 일체형 대형 텐트 임시전시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입구 쪽에서 바라본 KADEX 전시장. [KADEX 제공]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올해 국내 지상무기방산전시회가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KADEX 2024)와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4)으로 양분돼 열려 모두 막을 내린 가운데 승자는 KADEX에 돌아간 모양새다.
앞서 한국방위산업학회와 디펜스엑스포 등이 공동 주최·주관한 DX KOREA는 지난달 25~28일 경기 고양 킨텍스, 그리고 대한민국육군협회가 주최하고 메쎄이상이 주관한 KADEX는 2~6일 충남 계룡대에서 진행됐다.
KADEX는 국내외 방산업체 참가 규모나 관람객과 주요 인사 방문 규모 등에 있어서 DX KOREA에 비해 보다 많은 선택을 받았다.
올해 처음 개최된 KADEX 흥행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일체형 대형 임시전시장’이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애초 황량한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대규모 전시회 개최가 추진되면서 이런저런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석 달 가까운 시공 끝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안전한 임시전시장’을 표방하며 위용을 드러낸 대형 텐트 형태의 전시장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KADEX 2024)가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처음 시도된 축구장 4개 면적의 일체형 대형 텐트 임시전시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ADEX 전시장 전경. [KADEX 제공] |
현장에서 직접 본 대형 텐트 전시장은 일단 규모부터가 압도적이었다.
각각 폭 50m, 길이 340m의 텐트 2동을 연결한 주 전시장 면적은 3만7600㎡로 대한민국 대표 전시장인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COEX)의 전체 4개 홀 3만6007㎡와 비슷하다.
축구장 4개 면적에 달하는 셈으로 폭 50m의 대형 텐트 전시장 자체가 한국에서 처음 시도됐다.
주 전시장 2개 동의 각각 최고 높이는 14m, 측면 높이는 6m로 웬만한 상설전시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2동의 대형 텐트를 한쪽 측벽을 개방해 연결함으로써 외관상 폭 100m, 길이 340m에 달하는 하나의 대형 전시장처럼 느껴졌다.
특히 기둥 없이 시공하는 무주(無柱) 공법을 채택했는데, 일정 길이마다 배치된 기둥을 피해 전시부스를 설치해야 했던 참가업체들의 불편함을 없애고 방문객들의 관람 편의성을 높일 수 있었다.
임시전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건축물과 동일한 구조설계를 적용했다.
계룡시는 지역의 500년 재현주기의 10분 최대 평균 풍속과 풍압에 버틸 수 있도록 10분간 연속 초속 28m·시속 100㎞의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도록 구조설계를 해야만 건축물 허가를 내주는데 KADEX 전시장은 해당 규정을 충족했다.
늘어나는 힘과 눌리는 힘을 면적당 받는 힘에 대한 물리량인 인장응력과 압축응력도 기준치를 넘어섰다.
올해 처음 개최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KADEX 2024)가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처음 시도된 축구장 4개 면적의 일체형 대형 텐트 임시전시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둥 없는 무주(無柱) 공법으로 전시와 관람 편의성을 높인 전시장. [KADEX 제공] |
시공은 국내 대표 교량 전문기업인 인터컨스텍이 맡았다.
인터컨스텍은 구조계산과 설계 뒤 알루미늄 프로파일과 PVC패브릭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해 시공까지 담당했다.
내진설계와 동일한 공법도 적용됐다.
시공을 지휘한 이영길 인터컨스텍 부사장은 “힘을 가장 많이 받는 기둥 역할의 알루미늄 프레임을 일반 텐트보다 두 배 두꺼운 11㎜ 프레임을 사용했다”며 “316개의 외곽기둥을 높이 15㎝ 철강 찬넬로 연결해 하나로 묶어 고정하는 줄기초 공법을 사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임시전시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환기와 올해 유별났던 늦더위 속 냉방도 호평을 받았다.
대형 텐트 전시장은 에어컨과 실외기를 결합한 텐트 전용 공조기를 사용해 냉방 공조 효율을 높이고, 에어컨에 덕트를 달아 전시장 중앙까지 찬공기를 불어넣고 환기가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KADEX에 참가한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내부가 덥거나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실제 와보니 전시 운영에 불편함이 없었다”며 “비가 내린 3일에도 쾌적함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KADEX 2024)가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처음 시도된 축구장 4개 면적의 일체형 대형 텐트 임시전시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장엔 텐트 전용 공조기와 천장에 덕트를 달아 중앙까지 환기와 냉방이 가능하도록 했다. [KADEX 제공] |
이번 KADEX를 통해 처음 선보인 대형 텐트 전시장의 향후 다양한 활용 방안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전시장을 둘러본 앨런 뱅크스 미국 육군협회(AUSA) 한국지부장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야외전시장이 필요했는데 이런 훌륭한 시설이 있다니 놀랍다”며 “한미 연합훈련 때 숙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시흥시청 관계자들은 대형 텐트 전시장을 보기 위해 일부러 계룡대를 찾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시회와 축제를 열 수 있는 공간을 알아보고 있다는 시흥시청 관계자는 “1만㎡ 규모의 전시장 건립에만 2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 고민 중”이라며 “(대형 텐트 전시장으로) 예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때 자리한 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때 대형 텐트 전시장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KADEX를 주관한 메쎄이상 관계자는 “전시장 시공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스마트팜을 짓는데 대형 텐트를 사용하면 안되겠느냐는 문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육군협회는 ‘K-방산’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명품전시회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2년 뒤 개최할 제2회 KADEX 2026 역시 계룡대에서 전시장 규모를 더욱 확대해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처음 개최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KADEX 2024)가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처음 시도된 축구장 4개 면적의 일체형 대형 텐트 임시전시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안전한 임시전시장’을 표방한 KADEX 전시장 안내판. [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