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축구 전맹 부문(B1)이 열리는 송파여성축구장에는 이색적인 ‘스탠딩석’이 있다.
송파여성구장은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의 성내천(川)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송파구는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성내천에 자전거도로·물놀이장·분수대·징검다리 등의 시설을 갖췄다. 그렇기 때문에 구장 옆 산책로와 자전거 길은 운동하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다.
이날도 스탠딩석의 관중은 산책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멈춰선 채 경기를 봤다. 그들은 “앞이 안 보이는 데 딱하다”, “그럼에도 너무 잘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 중에서는 더 자세히 보기 위해, 혹은 단순한 호기심에 경기장 안으로 들어온 관중도 여럿 있었다. 이렇게 스탠딩석은 ‘구조적으로’ 관중몰이를 하고 있다. 만약 이 스탠딩석을 지나간 인원을 집계한다면, 이번 대회 최다관중일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스탠딩 석’에서 관람 중인 소형관 씨(왼쪽)와 윤지하 씨.
스탠딩석 관중의 주요 연령층은 중년의 남성들이다. 이들은 운동을 하기 위해 성내천에 자주 온다. 또 대부분 축구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평소 자주 걷던 성내천 길을 가다가 한 번씩 경기를 본다. 그리고 연신 감탄과 탄식을 남발한다. 지나가던 한 중년 남성은(익명을 요구했다) “산책하는 길에 경기를 봤다. 시각장애인 축구는 또 처음 본다. 부딪히면 많이 아프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본래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열려 있다.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통합’이다. 이런 점에서 시각장애 축구가 펼쳐지는 이 이색적인 경기장은 대회와 정말 잘 어울린다.
한편 이날 펼쳐진 1조 예선 경기에서는 중국이 그루지야를 8-0으로 크게 이겼고, 영국은 일본에 1-0으로 승리했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13일 시각장애축구(B1) 예선 경기결과
1조
중국 8-0 그루지야
일본 0-1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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