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는 포그바가 일찌감치 맨유 이적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현재 휴가 중인 로스앤젤레스의 인근 병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어찌됐건 포그바의 맨유 이적은 말 그대로 공식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적이 완료되면 그는 다음 주부터 훈련에 합류하게 된다.
프랑스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졌던 폴 포그바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이 임박했다. [사진=포그바 트위터]
이번 EPL 여름 이적시장에선 포그바를 비롯해 맨유로 이적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4 스웨덴), 첼시로 이적한 은골로 캉테(25 프랑스) 등 ‘대어’가 유독 많다. 이들은 팬들의 기대 속에 새로운 팀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많은 팀들이 ‘물갈이’를 했다. 리버풀은 14명, 본머스와 왓포드는 각각 13명, 레스터시티는 6명씩 기존 선수들를 방출했다. 2016-17시즌 여름 이적시장이 절반 남은 시점에서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키워드는 ‘대(大)어’, 그리고 ‘대(大)이동’이다.
# 대어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인 조세 무리뉴 감독을 영입한 맨유는 선수영입도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포그바를 비롯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했고, 도르트문트의 에이스 헨릭 미키타리안(27 아르메니아)까지 올드트래포드로 데려왔다.
‘스웨덴 축구의 아이콘’ 이브라히모비치는 2015-16시즌 파리 생제르망(프랑스)에서 38골을 터뜨려 역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종전 1977-78시즌 카를로스 비안치, 37골)을 넘어섰다. 즐라탄의 기록은 2위를 차지한 리옹 공격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1골)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이로써 그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아직 유럽 무대 최정상급 공격수라는 점을 입증했다. 맨유에서 등번호 9번을 달고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가겠다는 각오를 다진 이브라히모비치는 2001년 아약스(네덜란드)에서 등번호 9와 함께 프로 무대에 데뷔해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선수 생활의 시작과 마무리를 9번과 함께 하는 셈이다.
포그바,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맨유맨’이 된 미키타리안은 2013년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이래 140경기서 4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도 총 23골 32도움을 올리며 독일 리그를 평정했다.
레스터시티의 ‘기적’에 크게 기여한 은골로 캉테는 이번 이적시장서 첼시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료는 3,200만 파운드(약 472억 원). 캉테는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 소속으로 총 40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EPL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폭넓은 활동량과 번뜩이는 패스를 겸비한 다재다능함으로 EPL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찬사를 받았다. 첼시의 새 사령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활동량이 많은 네마냐 마티치(28)와의 호흡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스터시티 기적'의 주역 은골로 캉테는 올시즌부터 앰블럼이 바뀐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된다. 첼시는 그의 영입에 3,200만 파운드(약 472억 원)를 쏟아부었다. [사진=EPL]
첼시는 캉테 외에도 지난 시즌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활약한 미키 바추아이(22 벨기에)를 이적료 4,000만 유로(약 513억 원)에 영입했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17골 9도움을 기록했다. 또 유로2016 헝가리와의 16강전에선 득점까지 기록하는 등 벨기에 대표팀 내에서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사진2]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뛰던 미드필더 그라니트 샤카(23 유고슬라비아)는 이적료 3,000만 파운드(약 452억 원)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아스날의 홈)에 둥지를 틀었다. 샤카는 뛰어난 패스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 전술에 꼭 맞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맨체스터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일카이 귄도간(26 독일)에 이어 셀타 비고에서 맹활약하던 공격수 놀리토(29 스페인)를 이적료 1,380만 파운드(약 206억 원)를 주고 데려왔다. 스페인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인 그는 2013년부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비고에서 뛰면서 103경기 39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29경기에 나와 12골을 넣었다.
# 대이동
이번 시즌 EPL팀들 사이에선 유독 ‘대이동’이 많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시즌 중간에 팀을 맡아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팀을 꾸릴 채비를 하고 있다. 리버풀의 경우 지난 시즌 종료 후 현재까지 모두 14명이 팀을 떠났다. 측면에서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기복이 심했던 조던 아이브(20 영국)는 1,500만 파운드(약 23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본머스로 이적했다. 웨일즈를 유로 4강으로 견인한 미드필더 조 앨런(26)은 스토크시티로, 제롬 싱클레어(19 영국)는 왓포드로 이동했다. 이 밖에도 6명이 이적했고 대니 워드, 라이언 캔트 등 4명은 하부리그 등으로 임대됐다. 지난 시즌 팀의 뒷문을 책임졌던 수비수 콜로 투레(35, 코트디부아르)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셀틱에 둥지를 마련했다.
반면 6명의 새로운 선수가 팀에 들어왔다. 지난 시즌 사우스햄튼서 리그 37경기에 나와 11골 6도움을 기록한 공격수 사디오 마네(24 세네갈)가 새로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3,400만 파운드(약 533억 원)다. 그는 양 측면 공격수뿐만 아니라 중앙과 최전방을 오가며 공격적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전 소속 팀 사우스햄튼에서는 주로 측면 윙 포워드 자리서 활약했다.
마네와 함께 중원을 책임질 조르지뇨 바이날둠(25 네덜란드)은 뉴캐슬이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팀을 옮겼다. 바이날둠은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을 떠나 뉴캐슬로 이적한 직후인 지난 시즌에 38경기 11골 5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주로 2선에서 활용되는 미드필더 자원으로, 중앙과 왼쪽 측면을 두루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현재 리버풀에 필리페 쿠티뉴, 아담 랄라나, 로베르토 피르미누 등 2선 자원이 포화인 상태여서 그의 활용 방안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새롭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사디오 마네가 지난 7월 8일 프렌튼 파크에서 블랙번 로버스를 상대로 데뷔전를 치르고 있다. [사진=EPL]
수비에선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서 활약했던 요엘 마티프(24 카메룬)가 자유계약으로 리버풀 유니폼을 입게됐다. 리버풀은 2008년부터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던 마틴 스크르텔이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수비에 공백이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마마두 사코가 훈련 태도 문제로 클롭 감독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수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버풀은 마티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티프는 어린 나이임에도 안정적인 수비 운영과 볼 키핑, 그리고 적극적인 수비와 빠른 발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리버풀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던 에스토니아 출신 수비수 라그나르 클라반(30)도 영입했다.
올시즌 리버풀의 골문을 지킬 로리스 카리우스(23 독일)는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벌써 91경기를 뛴 ‘준 베테랑’ 골키퍼다. 독일 현지 언론은 그의 꾸준한 기량 덕분에 이런 기록이 나왔다고 설명한다. 리버풀은 카리우스 외에도 3선발 골키퍼로 알렉스 마닝거(39 오스트리아)를 선택했다. 마닝거의 전 소속팀은 아우크스부르크고 자유 계약으로 영입됐다.
리버풀 다음으로 이적인원이 많은 본머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13명이 팀을 떠났다. 실뱅 디스텡, 조시 웨이크필드, 맷 리치 등 6명이 방출됐고, 조던 아이브, 브래드 스미스 등 6명을 영입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1995년생 수비수 나단 아케는 첼시에서 임대로 데려왔다.
본머스와 나란히 13명을 떠나보낸 왓포드는 10명을 이적료 없이 방출 혹은 자유이적 시켰고, 제롬 싱클레어 등 5명을 새로 영입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레스터시티도 지금까지 캉테를 비롯해 6명과 이별했다. 대신 아흐메드 무사 등 4명이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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