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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정의 장체야 놀자] 네마티 선수가 예고하는 리우 패럴림픽
뉴스| 2016-08-13 06:30
2016 리우 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고 있는 이 인류의 제전 ‘덕’에 대한민국 국민은 심장을 졸여가며 밤잠을 설치는 일이 다반사다. 올림픽에서는 ‘실력과 운’이 따라 줘야 금메달을 목에 걸수 있다는 말이 있다. 당연히 세계랭킹 1위가 중도 탈락하는 일이 잦다. 결과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으면 한다.

네마티를 아십니까?

리우 올림픽에서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선수 한 명을 소개할까 한다. 바로 개막식 때 이란 선수단의 기수로 들어왔던 자하라 네마티(31)이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여자 양궁 개인전이 열린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 휠체어를 탄 네마티가 사대에 오르자 관중은 이내 환호와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네마티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양궁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이다. 이란 유일의 양궁선수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라운드 49위를 기록했다. 토너먼트에서는 1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꿈의 무대에 선 네마티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가는 어릴 적 태권도 유망주로 운동을 하던 중, 2003년 이란 지진으로 척추를 다쳐 발차기를 멈춰야 했다. 운동을 계속 하고 싶었지만 서지도 못하는 처지에 쉽지 않았다. 그러다 2012년 우연한 기회에 양궁을 시작했다. 그리고 입문 6개월 만에 이란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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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이란의 여자 양궁선수 자하라 네마티.


네마티처럼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모두 경험한 선수가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제 패럴림픽의 경기력도 많이 높아진 것이죠.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럴림픽을 알고 있다. 하지만 네마티 스토리처럼 그 속살을 자세히 아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리우 올림픽에 이어 열리는 패럴림픽을 올림픽 기간에 소개하려 한다.

패럴림픽(Paralympic) 개요

패럴림픽은 신체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이다. 보통 ‘장애인 올림픽’이라고 부른다. 신체적 장애란 근육의 손상, 수동적 운동장애, 사지결핍, 다리길이의 차이, 짧은 신장, 시각장애, 지적장애 운동실조, 긴장과도 등이다. 패럴림픽은 올림픽처럼 동계 패럴림픽과 하계 패럴림픽이 있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로는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에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의 주관 하에 4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올림픽-패럴림픽 패키지 시스템은 서울이 시초인 것이다.

1960년 로마에서 척수부상 장애인선수들을 위한 올림픽 스타일 게임이 열렸다. 이것이 효시가 된 장애인 올림픽은 1976년 캐나다 토론토(제5회)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장애인 그룹이 동참하면서 명실상부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같은 해인 1976년에는 제1회 장애인 동계올림픽이 스웨덴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은 1968년에 열린 제3회 텔아비브패럴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1972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첫 메달을 획득을 비롯, 금4 은2 동1 개로 대회 16위를 기록했다. 1976 토론토 패럴림픽에서 종합 27위(금1 은2 동1), 1980 안헴 패럴림픽에서 26위(금2 은2 동1), 1984 제7회 스토크맨드빌&뉴욕패럴림픽은 38위(은2 동1)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 역대 패럴림픽 최고 성적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1988년 제8회 서울 패럴림픽 때 수립됐다. 금메달 40개, 은메달 35개, 동메달 19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올림픽은 4위). 이때부터 한국은 패럴림픽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1992년 제9회 바르셀로나 패럴림픽에서 한국은 금11?은15?동18개로 대회 10위, 1996년 제10회 애틀랜타 패럴림픽은 금13?은2?동15개로 종합순위 9위에 랭크됐다. 2000년 제11회 시드니 패럴림픽의 9위(금18 은7 동7)를 포함하면 4개 대회 연속 톱10에 든 것이다. 2004년 제12회 아테네 패럴림픽에선 16위(금11 은11 동6)로 다소 밀렸지만,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은 13위(금10 은8 동13), 2012년 런던 패럴림픽 12위(금9 은9 동9)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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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패럴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의 입촌식 모습.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리우 패럴림픽과 한국

2016 리우 패럴림픽은 9월 7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장소는 전통에 따라 하계 올림픽 시설을 대부분 활용한다. 177개 국이 참가해, 23개 종목으로 진행된다. 23개 종목은 양궁, 육상, 보치아, 로드사이클, 트랙사이클, 승마, 5인제축구, 7인제축구, 골볼, 유도, 역도, 조정, 요트, 사격, 수영, 탁구, 좌식배구, 휠체어농구, 휠체어펜싱, 휠체어럭비, 휠체어테니스, 카누, 트라이애슬론이다. 장애인스포츠의 특성 상 장애유형이 있는데, 크게 절단 및 기타장애(뇌성 척수), 시각장애, 지적장애 3가지로 구분된다.

지난 7월 말, 2016 리우 패럴림픽대회 홈페이지가 오픈했다. 제법 잘 만들어진 까닭에 이곳에서 패럴림픽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응원문구를 남길 수 있다. 영어가 불편하다면 대한장애인체육회 사이트를 참조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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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패럴림픽 한국선수단의 단복은 리우 올림픽 대표선수들과 같은 것이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은 보치아, 사격, 탁구 등 11개 종목에 139명(선수 81명, 임원 58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단장 정재준).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순위 12위 이상에 드는 것이 목표다.

리우 패럴림픽 한국선수단은 지난 1월 29일 훈련 개시식을 시작으로 160여 일간의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리우패럴림픽 대회를 준비해 왔다. 특히 스포츠과학 프로그램 지원 및 선수 부상방지 및 컨디션조절 등의 의무지원 강화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하도록 애를 썼다. 또한 브라질 리우 현지에서의 범죄 및 감염 예방을 위해 사전 교육 및 예방접종도 실시했다. 예컨대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16 리우패럴림픽 출전 확정 또는 가능성 있는 선수 및 지도자와 리우 현지 지원단 2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미 6월 17일과 28일 양일간에 걸쳐 특별 접종을 실시했다.

지난 월 2일에는 리우 패럴림픽 한국선수단 결단식을 가졌다.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이날 행사는 선수단 홍보 및 소개 영상, 가족의 응원 영상 상영을 비롯해 주요 인사의 인사말, 선수단장에 대한 단기전달과 선수단 격려금 전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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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올림픽파크텔에서는 리우 패럴림픽 한국선수단의 결단식이 열렸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8월 10일에는 대한체육회 강영중 회장이 리우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를 위해 이천훈련원을 방문, 격려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 강영중 회장은 “리우 패럴림픽 준비를 위해 오랜 기간 땀 흘린 선수단의 노고를 치하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선수, 임원들 모두 건강에 유의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 또한 리우 올림픽뿐만 아니라 리우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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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대한체육회의 강영중 회장(왼쪽 두 번째)이 리우패럴림픽 선수단 격려를 위해 이천훈련원에 방문, 보치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패럴림픽 한국선수단은 오는 8월 23일(화) 오전 6시 30분 인천공항에서 출영식을 갖고 오전 9시 20분 대한항공 KE035편을 통해 출국한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일주일간 시차적응을 위한 전지훈련을 한 뒤 8월 31일 리우에 입성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떨어진다. 우리가 익히 아는 종목도 있지만 보치아처럼 장애인스포츠로만 열리는 종목도 있어 신선한 재미가 있다. 또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선수들의 플레이와 그 속에 담긴 사연 하나하나가 감동인 경우가 많다. 오는 9월, 무더위도 한풀 꺾이는 만큼 또 한번 리우에 눈과 귀를 돌려봤으면 한다. 서두에 언급한 네마티 선수도 리우 패럴림픽에 출전한다. [해럴드스포츠=곽수정 객원기자 nicecandi@naver.com]

*'장체야 놀자'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에게도 유익한 칼럼을 지향합니다. 곽수정 씨는 성남시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하고 있고, 한국체육대학에서 스포츠언론정보 석사학위를 받은 장애인스포츠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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