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대회가 진행 중인 실외 풋살장. [사진=한국풋살연맹]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프로축구 선수가 아닌 이상 푸른 잔디구장에서 축구를 즐기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청소년 선수들조차 흙으로 된 운동장에서 흙바람을 날리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워나가기 마련이었다. 최근에는 예전과 달리 인조잔디로 된 축구장의 보급이 확대되어 누구나 푸른 (인조)잔디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축구장 면적보다 약 9배 정도 작은 미니축구장 즉, 실외풋살장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러한 변화가 축구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외풋살장에 적합한 풋살화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보통 축구화가 출시될 때, 동일한 갑피에 다양한 아웃솔이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천연잔디용인 ‘FG(Firm Grond)’와 맨땅용인 ‘HG(Hard Ground)’가 출시되는데 최근에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인조잔디용(또는 맨땅용)인 ‘TF(Turf)’이다. 이는 ‘풋살화’라고도 불린다. 풋살화 아웃솔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인조잔디 또는 맨땅에서 사용가능한 ‘TF(Turf)’와 실내에서 착용가능한 ‘IN(Indoor)’이 있다.
‘풋살(Futsal)’은 실내에서 하는 미니축구를 뜻한다. 스페인어로 ‘축구’를 의미하는 ‘Futbol’과 프랑스어로 ‘실내’를 뜻하는 ‘Salon’의 합성어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실내/외 미니축구를 통틀어 ‘풋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풋살은 공수전환이 빨라 박진감 넘치고 인원수도 각 팀 5명씩으로 일반 축구보다 적어 쉽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축구입문용으로 풋살을 활용하기도 한다.
미드솔이 없고 스터드가 긴 축구화(위)와 미드솔이 있고 스터드가 짧은 풋살화(아래). [사진=나이키]
그렇다면 축구화와 풋살화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첫 번쨰는 ‘스터드(Stud)’이다. 축구경기는 천연잔디 위에서 하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고 빠른 속력을 내려면 단단하고 긴 스터드가 달린 축구화가 필요하다. 이 스터드가 땅에 박혀 방향전환과 가속에 도움을 준다. 반면 풋살화의 경우 스터드가 짧거나 없다. 인조잔디 위에서는 수십개의 짧은 스터드가 마찰을 일으켜 미끄러짐을 최소화하고, 실내용의 경우 편평하게 제작해 바닥과의 마찰력을 높인다.
두 번째는 ‘미드솔(Midsole)’의 유무이다. ‘미드솔’이란 말 그대로 갑피와 아웃솔 중간에 위치한 중창을 말한다. 풋살화의 경우 런닝화처럼 쿠셔닝이 뛰어난 파일론(Phylon) 소재의 미드솔을 사용해 축구화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축구화에는 미드솔을 넣지 않는다. 축구화의 긴 스터드 위에 미드솔까지 얹으면 발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축구화나 풋살화의 경우, 운동장 상태에 맞는 것을 착용해야 하며 이를 잘못 착용하면 부상의 위험이 있다. 주로 경기를 가질 운동장을 확인한 후 이에 맞는 축구화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
* 글쓴이 이상현은 신발 아웃솔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 후, 현재 3D프린팅 맞춤인솔 전문회사인 ‘피츠인솔’에서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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