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권지수 기자] 지난 3일 FA컵 결승을 끝으로 K리그 마지막 장이 넘어갔다. 시즌이 마무리 됐지만 K리그 구단들은 다음 시즌 구상에 한창이다. 2017년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벌써 남는 이와 떠나간 이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K리그의 시즌은 끝났지만 K리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주요 구단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체크포인트를 점검해봤다.
산토스는 전북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눈물을 흘렸다. [사진=수원삼성]
레전드 떠나보낸 수원, 박주호는 아직?
수원은 과거 ‘레알수원’으로 불리며 이적시장의 큰손을 자처했다. 화려한 선수단을 꾸렸고, 팬들 역시 이를 당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수원이 최근 보인 행보는 과거와는 거리가 멀다. 고액 연봉자들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정대세와 정성룡 같은 대형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수원은 유스 시스템을 대안으로 삼았다. 권창훈과 유주안 같은 신인들을 발굴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 수원이 또 한 번 이별을 택했다.
산토스가 그 주인공이다. 산토스는 2013년 수원에 입단했다. 수원에서 네 시즌을 뛰면서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서정원 감독의 최다득점 기록을 깬 것이 그 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든 산토스는 예전과 같은 화력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팀내 최고 연봉자를 조커로 활용하기하는 것은 돈쓰기에 인색해진 수원에게도 부담이 됐다. 수원은 결국 최근 산토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산토스를 대하는 수원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뒤늦게 ‘레전드 선정’과 ‘감사패’를 전달했지만 비난을 면치 못했다.
산토스는 언제나 위기의 수원을 구했다. 지난 11월 19일 전주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전북현대(이하 전북) 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수원은 염기훈의 선제골에도 내리 두 골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됐다. ACL 자력진출 여부가 걸린 수원은 산토스를 찾았다. 이날 산토스는 멀티골을 넣으며 수원에 ACL 진출권을 선물했다. 이날 산토스는 득점 세리머니 과정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산토스가 브라질로 돌아가는 날 수원 팬들은 공항을 찾았다. 산토스는 팬들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을 떠났다.
이별을 끝낸 수원에 새로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박주호 이적설이 그것이다. 수원은 군입대를 압둔 김민우의 대체자가 필요하다. 박주호 역시 도르트문트와 계약을 해지하며 국내 복귀를 추진 중에 있다. 수원은 지난 여름에도 박주호와 접촉했던 바 있다. 과연 수원이 박주호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동국은 전북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사진=전북현대]
전북, 또 만나는 이동국, 떠나는 에두-에델
지난 11월 22일 전북은 이동국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한 이동국은 올해로 19년차 선수다. 38살의 나이로 노장 중의 노장이다. 하지만 이동국의 재계약 소식은 모두를 수긍케 했다. 이동국은 2009년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다. 전북을 이끌며 5개의 별을 달았다. 그는 올해도 K리그 최초 200골 기록(현재 202골)과 70(골)-70(도움) 클럽 가입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북은 이동국을 남긴 반면 에두와 에델을 떠나보냈다. 에두는 시즌 초반부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을 시사했다. 은퇴를 보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가족들을 이유로 한국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에델은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며 전북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에델은 2선 공격진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중반부턴 벤치에 앉는 시간이 늘었다. 애초 전북과 에델은 1년을 계약했다. 전북은 에델과 재계약을 포기하며 이별을 택했다.
심기일전한 전남, 유상철 감독 선임
전남드래곤즈(이하 전남)는 이번 시즌 K리그 상위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다. 승점 35점으로 10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전남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팀을 3년간 이끈 노상래 감독과 결별했다. 대신 유상철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유상철은 5년 만에 K리그에 감독으로 복귀했다. 2011년 7월 대전시티즌(이하 대전)의 감독에 선임돼 이듬해 말까지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감독직을 내려놔야했다. 유상철은 1년간 휴식을 취했고, 2014년 울산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유상철의 울산대는 네 차례나 결승에 진출했다. 유상철의 능력이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5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유상철이 어떤 성적을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은 유상철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사진=전남드래곤즈]
말 많고 탈 많은 챌린지 삼인방, 목표는 ‘승격’
최근 챌린지 세 팀이 감독을 교체했다. 바로 대전, 서울이랜드(이하 이랜드), 성남FC(이하 성남)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승격’이 목표라는 점이다. 대전은 지난 12월 1일 고종수 전 수원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일각에선 고종수 감독의 경험 부족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랜드는 안창수 전 코치를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했다. 자진사퇴한 김병수 감독의 후임이다. 이랜드는 “2년간 코치로써 선수와 구단의 소통에 크게 기여했다”라고 감독 선임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했다. 안창수 감독은 시즌 중 이민을 위해 팀을 떠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창단부터 ‘클래식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화끈한 영입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많은 팬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클래식 진출’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랜드와 안창수 감독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마지막은 성남이다. 성남은 2016 K리그 클래식에서 11위를 기록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강원FC에 패배하며 챌린지로 자리를 이동했다. K리그 클래식 최다 우승팀의 굴욕이었다. 성남은 박경훈 감독을 선임하며 클래식 승격에 사활을 걸었다. 박경훈 감독의 성남은 챌린지 4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아산무궁화에 패배하며 클래식 복귀에 실패했다.
이에 성남은 박경훈 감독을 경질하고 남기일 감독을 영입했다. 남기일 감독은 2014년 광주FC의 사령탑을 맡으며 클래식에 복귀했다. 하지만 올해 성적 부진의 이유로 광주와 이별을 선언했고, 이번에 성남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남기일 감독은 취임식에서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반드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남의 클래식 복귀는 남기일 감독의 지도력 인정과 같은 레일 위에 놓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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