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김도훈 감독. [사진=울산현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잘하겠다.“
시즌 개막 전 울산현대의 김도훈 감독(49)은 자신 있게 목표를 내걸었다. 한 팀을 이끌고 맞이하는 세 번째 시즌인 만큼, 이전 두 시즌과는 다른 모습으로 굵직한 성과를 내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지금, 김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아쉬울 뿐이다.
울산 감독 부임 2년 차였던 지난해, 김도훈 감독은 K리그1 3위-FA컵 준우승-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리그에서는 전북현대의 독주와 경남FC의 돌풍을 이겨내지 못했고, ACL에서는 16강전에서 수원삼성에 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FA컵에서는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역사에 도전했지만, 결승전에서 대구FC에 1, 2차전 모두 패하며 무관에 그쳤다.
분명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울산 구단은 김도훈 감독을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대신, 이번 시즌의 비상을 응원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보냈다. 실제로 울산은 김보경, 윤영선, 김성준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출신의 수비수 불투이스 등을 영입하며 김 감독의 우승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3년 차’ 김도훈 감독은 현재 구단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약속했지만, 벌써 2개 대회에서 작년에 못 미치는 성적에 그쳤다.
먼저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FA컵에서는 32강에서 내셔널리그 소속의 대전코레일축구단에 0-2로 패배하는 굴욕을 경험하며 조기 탈락했다.
이번 시즌 ACL 16강전에서 우라와레즈에게 역전패하며 탈락한 울산. [사진=울산현대]
또 ACL에서는 지난 시즌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지난해 울산은 수원과의 16강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 0-3으로 패하며 8강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의 패배가 교훈이 될 법도 했지만, 울산은 이번 시즌에도 일본의 우라와레즈를 상대로 1차전 승리를 거둔 후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0-3으로 대패하며 16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FA컵과 ACL에서 모두 조기 탈락하며 개막 전 약속과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김도훈 감독이 체면을 지킬 무대는 이제 K리그만 남았다. 그러나 울산(3위)은 지난 30일 FC서울(2위)과의 리그 18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순위를 뒤집지 못했다. 아직 승점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몇 년간 울산이 역전 우승을 거둔 경험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한 불안 요소다.
과연 “작년보다 잘하겠다“라던 김도훈 감독은 K리그 우승을 통해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혹은 리그에서도 무관에 그치며 초라하게 퇴장하게 될까? 남은 시즌 울산과 김 감독의 행보에 많은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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