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클래식이 42년 만에 PGA투어 경기 일정에서 사라진다. 사진은 대회가 열리는 PGA 내셔널의 챔피언 코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혼다가 PGA투어 혼다 클래식을 내년까지 개최한 뒤 대회 후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PGA투어 측은 혼다를 대체할 새로운 스폰서 물색에 들어갔다.
골프위크 등 미국의 주요 골프 매체들은 18일 “일본의 자동차 기업인 혼다가 내년까지 혼다 클래식을 개최한 뒤 후원 연장 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1982년부터 혼다 클래식을 개최한 혼다는 42년 만에 PGA투어 타이틀 스폰서 지위를 내려놓게 된다.
혼다 클래식은 2017년부터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가든스의 명문 코스인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에서 열리고 있다. ‘황금곰’ 잭 니클러스가 설계한 이 코스는 베어 트랩(15~17번 홀)으로 악명 높다. 혼다 클래식은 그동안 대회 개최를 통해 니클러스 칠드런스 헬스케어 재단을 포함한 미국 플로리다주 여러 자선 단체에 5000만 달러(약 670억원)를 기부했다.
혼다가 후원 연장을 그만두기로 한 것은 미국내 자동차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이겠으나 PGA투어의 정책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PGA투어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고 있는 LIV 골프에 좋은 선수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내년부터 총상금 2000만 달러가 넘는 특급 대회를 17개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총상금이 840만 달러에 불과한 혼다 클래식은 상위 랭커들이 빠진 B급 대회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혼다 클래식은 이보다 앞서 지난 2019년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3월로 개최 시기를 옮긴데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혼다 클래식 직전 주에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호스트를 맡으면서 흥행에 타격을 입었다. 그 결과 작년 대회엔 세계랭킹 50걸중 5명만 출전했다.
또한 PGA투어 개편안에 따르면 WM 피닉스오픈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특급 대회들이 혼다 클래식 앞, 뒤로 열려 톱 랭커들의 출전이 원천봉쇄될 전망이다.
혼다 클래식에선 양용은(50)과 임성재(24)가 우승했다. 양용은은 2009년 혼다 클래식에서 투어 첫 승을 거뒀고 이후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했다. 임성재도 지난 2020년 혼다 클래식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두며 을해의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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