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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결산] (11) 박태환의 퇴장, 한국 수영의 미래는?
뉴스| 2016-08-23 11:55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유미기자] 2014년 9월 금지 약물 복용 파동으로 작게는 수영계, 크게는 한국 스포츠계를 뒤흔든 박태환이 긴 싸움 끝에 리우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사실상 본인의 선수 생활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올림픽이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중재 심리 판정에 따라 국가대표 출전 자격을 인정받아 올림픽에 나서게 됐지만, 우여곡절이 너무 심했다. 올림픽 기간 중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된 박태환의 올림픽 준비 과정은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게 동정표를 얻기 위한 얄팍한 속임수나 ‘감성팔이’였다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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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서 수영 100·200·400m 자유형에 출전한 박태환. 세 종목에서 모두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사진=뉴시스]


그러나 올림픽 무대와 세계적인 경쟁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7일 자신의 주종목인 400m 자유형 예선에 출전한 박태환은 중국의 쑨양과 함께 6조에 속해 레이스를 펼쳤다. 쑨양은 3분 44초 23으로 조 1위를 차지했고, 2위에는 3분 45초 37을 기록한 미국의 코너 제거가 이름을 올렸다. 박태환(3분 45초 63)은 조 4위, 전체 10위로 예선에서 탈락했다.

200m 자유형 성적은 더욱 처참했다. 8일 열린 200m 자유형 예선에서 미국의 코너 드와이어(1분 45초 95), 영국의 제임스 가이(1분 46초 13), 일본의 하기노 코스케(1분 46초 19) 등 메달권이 유력한 쟁쟁한 실력의 선수들과 한 조에 속했다. 박태환(1분 48초 06)은 8명 중 8위, 전체 29위로 예선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셔야 했다.

10일 100m 자유형 예선에도 출전했지만 49초 24로 예선 선수들 중 하위권인 32위에 랭크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박태환은 '훈련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13일 출전이 예정돼있던 1500m 자유형 예선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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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접영 200m에 출전한 안세현은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접영, 배영, 혼영 등에서도 한국선수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안세현은 7일 여자 100m 접영 종목에 나서 조 4위로 준결승에 진출했고, 10일 200m 접영 예선도 통과했다. 두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희망적인 결과였다. 같은 날 출전한 박진영은 여자 200m 접영에서 전체 21위로 예선 탈락했다.

김서영, 남유선은 9일 여자 200m 개인혼영 예선에 출전했다. 남유선은 예선에서 탈락했다. 김서영은 예선에서 2분 11초 75를 기록하면서 조 1위로 준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준결승에서는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여자 200m 평영에 출전한 백수연은 예선에서 조 8위(2분 32초 79), 전체 29위로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남자 100m 배영에 출전한 원영준은 조 6위(55초 05), 전체 30위로 예선 탈락했고, 남자 200m 평영에 나선 최규웅도 조 6위(2분 13초 36)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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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의 미래 고등학생 우하람. 우하람은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다이빙 종목 결승에 올랐다. 그가 출전한 다이빙 경기 장면.[사진=뉴시스]


구겨진 체면을 살린 건 대표팀 막내 우하람이었다. 부산체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우하람은 올해로 18살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2년 전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메달 4개를 목에 걸었던 한국의 다이빙 유망주다. 세계선수권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도 10위권 내에 진입하면서 메달권에 대한 희망을 봤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종목에 출전했다.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는 전체 24위(364.10점)에 그치면서 준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10m 플랫폼에서는 예선 1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고, 준결승에서는 12위를 기록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한국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전체 11위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아직 어린 선수이고,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점에서 우하람은 한국 수영계에 한줄기 빛을 선사했다.

박태환이 해냈다면 다른 선수들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 수영은 박태환이 없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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