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국가대표의 꿈을 접고 대한민국을 대표할 레슨계의 거장을 꿈꾸는 이종훈 프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지난 해 연말에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KOREA의 10대 지도자에 선정된 이종훈(41) 프로는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꾸다 무릎 부상을 당해 골프로 전향한 케이스다. 현재 KPGA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중인 공영준 프로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지도자다. 공 프로는 태권도 미국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골퍼로 전향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82cm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춘 이 프로는 경기체고 2학년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다 무릎을 다쳐 골프로 전향했다. ‘골프여왕’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던 때였다. 부친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이 프로는 처음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활동량이 많은 태권도를 하다 정적인 골프를 접하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시쿤둥하던 골프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같이 골프를 하던 동기들이 하나, 둘 프로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골프화 끈을 다시 묶었다. 뭐든 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기에 2007년 프로테스트 통과라는 목표를 세우고 연습에 매진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고 거듭되는 낙방에 진로를 고민해야 했다.
결국 보험회사에 취직한 이 프로는 거래처 사람들이나 직장내 동호회 회원들을 상대로 레슨을 해주면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부치 하먼이나 데이비드 레드베터 등 세계적인 교습가들은 PGA투어에서 우승을 거둔 유명 프로 출신은 아니지만 레슨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들이다.
이 프로는 아내(배송희)의 고향인 여수에서 제2의 골프인생을 걷게 된다. 2014년 수원에서 여수로 이사를 하게 된 이 프로는 낯선 땅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골프 동호회에 9곳이나 가입하게 된다.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골프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여수에서도 틈틈이 동호회 회원들을 상대로 조언을 해주면서 “레슨을 잘 한다”고 인정받게 됐고 결국 평생 직업까지 얻게 된다.
동호회 회원중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는 분의 권유로 레슨을 시작한 이 프로는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2018년 USGTF 테스트에 응시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현재는 여수 웅천신도시에서 회원수 170명의 ‘QED 2%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중이다. 160평 규모의 13타석 풀스크린 연습장이며 프라이빗 레슨을 위한 레슨 룸을 별도로 운영중이다.
이 프로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레슨 시간이 촘촘이 짜일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여수에서 최초로 예약제 레슨을 도입해 운영중이다. QED시스템이 인기인데 골프공에 마킹이 되어 있어 정확한 구질과 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레슨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다. 드라이버만 잡아주면 80대 초반을 칠 수 있다는 회원과 동반 라운드를 하며 모든 드라이버샷에 멀리건을 줬다. 결과는 마찬가지. 결국 그 회원은 자신의 문제점이 뭔지를 정확히 알게 됐고 이 프로의 지도로 숏게임과 퍼팅 훈련에 매진해 현재는 80대 초반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 프로가 주말 골퍼들에게 전하는 팁이 있다. 필드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주말 골퍼들은 한 번의 라운드가 소중할 수 밖에 없다, 이 소중한 라운드를 망치지 않으려면 첫째 자신의 구질을 파악해야 한다. 연습장에서 10번 쳤을 때 70~80% 나오는 구질을 믿고 에이밍을 해야 한다. 두 번째 나는 항상 그린을 벗어날 것이라 생각하고 10~30m 어프로치샷을 연습하라. 셋째 퍼팅은 넣는 것이 아니라 붙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마라. 골프는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지금의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몇 년후 실력으로 돌아올 것을 믿고 즐겨야 한다.
이 프로는 현재 구독자 8만 8400명을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 ‘이종훈의 2% 골프’를 운영중이다. 드라이버 샷부터 아이언샷, 퍼팅까지 각 카테고리별 레슨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연령별 , 성별 레슨에 아마 고수와의 인터뷰 등 다양한 컨덴츠가 준비되어 있다. 이 프로는 앞으로 구독자수 10만, 20만명을 넘어 임진한 프로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레슨계의 거장이 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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