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련노동자 예외적 입국 가능케
1100여명 중 1000여명 한국인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지난 9일 한 경찰관이 '봉쇄 지역'이라는 안내문이 내걸린 장소를 지키고 서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실상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베트남 정부가 한국의 엔지니어 1000여명의 입국은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현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가 파악한 외국인 숙련 노동자·전문가·관리자 총 2만4410명 중 9000여명이 시급히 입국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과 중국인이었다.
숙련 노동자 가운데 2000명가량은 하노이 도시철도와 폐기물 열병합 발전소 건설 등 국가 프로젝트와 관련돼 있다. 삼성, LG 등 다국적 기업의 신기술 도입에 필요한 인력도 포함된 상황이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지금까지 1100여명의 외국인 숙련 노동자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이중 1000명가량이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170여명이 지난 13일 입국했고, 28일 180여명이 추가로 입국했다. 이들은 베트남 북부 박닌성 공장에서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생산라인 개조 작업에 투입됐다.
입국이 허용된 직원들은 14일간의 시설 격리 없이 삼성 측이 마련한 별도의 호텔에 머물고 있다. 작업 역시 공장의 다른 직원들과 분리돼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700여명을 입국시켜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들의 입국이 허용된다면 1∼2차례 더 전세기를 이용해 입국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3사와 협력사 직원 250여명도 오는 30일 전세기를 타고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으로 입국할 계획이다. LG 임직원들도 2주간 회사가 마련한 호텔에 머물며 출장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LG전자 소속 엔지니어는 휴대폰, 자동차 부품, 생활가전 등의 신제품 개발 및 생산 지원을,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는 OLED 모듈 공장을 운영한다.
삼성과 LG는 현재 1500명이 넘는 엔지니어들의 입국을 허용해줄 것을 베트남 정부에 요청했다. 이들 외에도 베트남 예외 입국을 원하는 기업들이 많아, 대략 2000여명의 인원이 베트남 당국과 협의 중으로 전해진다.
다만 베트남 보건 당국이 삼성과 LG의 준비상황을 점검한 뒤 코로나19 방역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예외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만큼, 한국 기업의 준비상황에 따라 입국이 허용되는 엔지니어 숫자가 정해질 전망이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중소규모 기업을 권역 별로 묶어 전세기와 자가 격리 숙소 마련 등 필요한 준비를 한 뒤 베트남 당국을 설득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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