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유명 대체육 브랜드, 앞다퉈 식물성 치킨 선보여
-無 콜레스테롤ㆍ無 항생제ㆍNon GMO 앞세워 홍보
-국내에선 ‘동물복지’ 인증 치킨너겟도 출시
-건강한 오일ㆍ에어프라이어 등 보다 건강한 조리법도 주목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최근 치킨 시장은 주로 붉은고기에 집중돼왔던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확대와 동물복지 제품, 또는 조리법 등을 통해 이전보다 ‘건강’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제품들도 식품 기술의 발전으로 제품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트렌드는 더욱 가열되는 추세이다. 물론 반드시 맛있어야 한다는 치킨의 ‘신성불가침’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 방향이다.
한국은 치킨을 무려 하느님에 조합해버린 ‘치느님’(치킨과 하느님을 결합한 신조어)의 나라이다. 이러한 한국 못지않게 ‘치킨 사랑’이 넘치는 국가는 바로 프라이드 치킨의 종주국 미국이다. 스테이크와 햄버거를 먹는 미국은 소고기를 가장 많이 먹을 것 같지만 닭고기는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고기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국의 닭고기 소비량은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소고기를 넘어선 이후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 거대한 치킨 시장을 대체육 브랜드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비욘드 미트(Beyond Meat)’는 지난 7월 8일, 식물성 치킨인 ‘비욘드 치킨 텐더(Beyond Chicken Tender)’를 내놓았다. 일반 제품보다 포화지방 함량이 약 40% 적으며 1회 제공량당 약 14g 단백질을 제공한다. 항생제나 호르몬제 걱정도 없지만 주목할 점은 미국인들이 대체육에서 염려하는 유전자조작농산물(GMO) 또한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경쟁업체인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Inc)’ 역시 GMO에서 자유로운 식물성 치킨 너겟을 올 가을 시판할 계획이다.
맛과 식감에 대한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며 실제 고기와 닮아가고 있다. 특히 치킨 텐더의 경우 쭉쭉 찢어지는 닭고기 구조를 재현해야 하므로 식물성 버거 패티 보다 훨씬 어려운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비욘드미트는 작두콩 추출 단백질에 가열과 냉각, 가압 처리를 가한 후 닭 근육과 비슷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에 내놓은 ‘식물성 치킨 스트립’ 제품 질감이 ‘고무 같다’고 혹평 받았던 ‘흑역사’를 딛고 이뤄낸 성과다. 코트라(KOTRA) 미국 지사 관계자는 냉동치킨 너겟에 대해 “실제 맛이나 질감 면에서 기존 치킨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고, 바삭한 식감까지도 놀라울 정도로 똑같았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소비자들의 긍정적 평가 속에 치킨을 포함한 대체육 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바라봤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적색고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소고기 소비량이 줄어드는 반면 닭고기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퀀(Quorn)’, ‘가데인(Gardein)’ 외에도 최근에는 ‘인코그미토(Incogmeato)’,‘라이트라이프(Lightlife)’ 등 새로운 대체육 치킨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물성 치킨이 ‘치킨 너겟’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의 ‘노치킨 너겟’은 한 달 만에 10만개가 판매되며 관심을 끌었다. 영국 대체육 브랜드 ‘퀀’이 미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마이코프로틴)로 만든 제품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보다 건강한 닭으로 치킨을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의 치킨너겟이 대표적 예이다. 동물복지 농장에서는 닭들이 보다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공간이나 조명, 공기의 질, 사료 등을 엄격한 수칙에 따라 제공하고 도축한다. 풀무원이 최근 내놓은 ’동물복지 치킨너겟’의 경우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에 칼슘과 비타민D 영양소를 추가했다. 이정주 풀무원식품 상품매니저(PM)은 “프리미엄 수요가 증가하면서 까다로운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로 프리미엄 치킨너겟을 처음 출시하게 됐다”며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동물복지’에 관심을 둔 소비자들이 늘고있다”고 말했다.
풀무원 ’동물복지 치킨너겟’(좌), 노브랜드버거 ‘노치킨 너겟’(우) |
보다 건강한 치킨을 만들려는 국내 업체들의 노력은 이전부터 진행돼왔다. 지난 2005년 출시된 제너시스 비비큐의 ‘황금올리브 치킨’도 이러한배경에서 탄생됐다. 당시는 올리브유에 대한 인식도 낮았으며,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싸고, 특히 발연점이 낮아 튀김류에 적합하지 않은 오일이었다. 하지만 BBQ는 자체 연구기관을 통해 튀김에도 사용할 수 있는 올리브오일 기술 개발에 성공, 특허까지 취득했다.
또한 기름 재사용으로 인한 악영향을 막기 위해 ‘매일 새 기름으로 60마리만’ 슬로건을 앞세운 ‘60계치킨’ 제품도 등장했다. 가정에서는 기름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치킨 너겟을 조리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기름을 먹지 않아도 되며, 몇 분이면 간단하게 완성된다는 장점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은 건강과 지속가능성, 식품 안전성,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으며, 이로인해 대체육 시장의 분야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뿐 아니라 치킨을 많이 먹는 국내에서도 보다 건강하게 만든 치킨 제품이 소비자 관심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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