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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지원금 대폭 상향
뉴스종합| 2023-03-22 11:25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가 최근 잇따른 가운데, 경찰이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제도 예산을 5배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허 반납자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과 대상 인원을 크게 늘려 고령 운전자들의 면허 자진 반납을 더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령 면허 반납자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은 1인당 10만~30만원 수준으로, 이 같은 예산 증액이 기획재정부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1인당 20만~4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올해 총 18억원이던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관련 예산을 내년에 90억원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올해 예산은 연간 면허 반납 수요를 총 6만명으로 잡고 1인당 3만원씩 지원할 수 있도록 편성된 것인데, 이를 총 9만명에게 1인당 10만원씩(총 90억원)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면허 반납 지원금은 각 지자체가 국비 지원금과 자체 예산을 매칭해 지급되는데, 경찰은 이 비율도 현행 ‘경찰(국비) 30%+지자체 70%’에서 ‘경찰·지자체 각각 50%’으로 절반씩 맡도록 전환할 방침이다.

올해는 국비 3만원(30%)에 지자체 예산 7만원(70%)을 더해 1인당 10만원이 최소 지급됐는데, 내년엔 국비 10만원(50%)에 지자체 예산 10만원(50%)을 합쳐 1인당 최소 20만원을 지급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들이 자체 예산을 추가로 붙여 최대 30만원까지 지원금을 주는 것을 감안하면, 경찰의 예산안이 이대로 확정될 경우 내년부터는 최소 20만~최대 40만원 가량으로 지원금이 상향될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예산 심의 전으로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지자체에서 그동안 예산 조기 고갈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 같은 경우 기존 10만원의 면허 반납 지원금도 가을께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예산이 고갈돼 지급을 멈춘 바 있다”며 “국비 지원이 늘어난다고 해도 1인당 지원금을 상향하는 것과,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 중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령 운전자의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 소식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일 낮 12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서 7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SUV 차량이 행인 2명을 친 뒤 식당으로 돌진해 손님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A씨는 경찰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헷갈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8일 전북 순창군 조합장 투표소 트럭 사고 역시 70대 운전자 B씨의 페달 조작 미숙을 원인으로 결론짓고 구속기소했다. B씨도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려다가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초에는 새벽 시간대 경부고속도로에서 70대 운전자 C씨가 몰던 승용차가 7㎞ 가량 역주행하는 아찔한 사건도 벌어졌다. C씨와 동승한 그의 아내에게는 치매 증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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