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티브(알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다산북스) =칼 융은 흔히 까다롭고 비사교적이고 자신의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아 병적이라고 흘김을 받는 민감성을 정상적이라고 봤다. 인류의 3분의 1이 그런 사람들이라며 두둔했다. 덴마크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민감성 연구의 권위자인 일자 샌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민감성이야말로 놀라운 능력이라고 말한다. 샌드는 전 세계 수 천 명의 민감한 사람들을 상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창의력, 통찰력, 열정이 모두 민감함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민감함은 효율적이진 않지만 집중력과 깊이에 있어선 탁월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창의력은 기존의 것을 결합하고 바꾸고 비트는 과정에서 나오는데 민감한 이들은 이를 무의식적으로 해내는 특별한 신경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온 뷰티 1,2(제이디 스미스 지음, 정희성 옮김, 민음사) =영미권 문단의 신성으로 떠오른 제이디 스미스의 입지를 높인 소설. ‘타임이 뽑은 100대 영문소설’, 맨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이 소설은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이후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커지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소설은 보수와 진보라는 양 극단에 위치한 두 중산층 지식인 가정의 모습을 통해 현대 미국 사회가 직면한 모순적 상황을 담았다.지적이고 쾌활한 문체로 담아냈다. 대학교수인 백인 하워드 벨시와 흑인 시몬즈 집안이 결합한 벨시 가족은 미국 사회의 신분 격차와 인종을 뛰어넘은 개방적인 가족의 전형. 벨시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몬터규 킵스 교수는 흑인이면서 백인 여성과 결혼한 전형적인 흑인 보수주의자로 학내 갈등 뿐 아니라 학문적 입장, 자녀 양육 문제에서도 벨시와 킵스는 날카롭게 대립한다. 이윤미 기자/me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