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기술위…차기 사령탑 내정
축구협회는 그동안 최종예선을 치르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하는 모습이 대표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판단해 정중동 행보를 펼쳤다. 하지만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뒤 19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후임자 논의에 들어갔다. 세뇰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도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지만 홍명보 감독 선임 쪽으로 급물살을 탔다.
협회는 19일 최강희 대표팀 감독의 사임 의사를 재확인한 뒤 홍명보 감독 영입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동아시아연맹(EAFF) 선수권대회를 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연맹 선수권대회는 오는 7월 20일 개막돼 서울과 화성에서 호주 중국 일본과 차례로 격돌한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감독설이 고개를 들 때마다 난색을 표했다. 장기적인 플랜 아래 선수들의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홍 감독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월드컵에서 A대표팀을 이끌고 나서는 것은 굉장한 부담이다.
하지만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8강,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을 통해 지도력을 입증받은 홍명보 감독이 위기의 한국축구를 맡을 적임자라는 데 축구계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국내파와 해외파 가리지 않고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으며, 느슨해진 대표팀 결속력을 한 데 모을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 또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쿠스부르크) 박주영 등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일군 황금세대,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이 A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감독은 유일한 리스크가 바로 학연 지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이전 대표팀에서 이를 완전히 타파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마디로 검증된 감독이다”고 평가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있는 러시아 안지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뒤 미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이르면 이번주 내로 귀국해 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수락할 것으로 보인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