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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 중앙은행 수요보다는 中경기부양 필요성이 소폭 우세=IMF는 SDR 통화바스켓 내 위안화 비율을 10.9%로 정했다. 영국 파운드, 일본 엔을 앞서는 비율이다. 주요국들이 향후 외환보유고의 10.9%를 위안화로 채워야한다는 뜻이다.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다.
중국 정부의 중장기적 목표는 위안화 국제화, 즉 ‘강한 위안화’다.
앤디 시먼 스트래튼스트리트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위안화의 장기적 절상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며 “위안화의 SDR 편입이 위안화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시장규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 가운데는 단기적으로는 약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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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둔화에 시달리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기축통화라는 안전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의 기준환율을 달러당 6.3962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8월 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외국인자금 이탈 등을 우려해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에 주저했던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그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어졌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금리인하 등을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지난달 23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1년 사이기준금리를 6.00%에서 4.35%로 낮췄다. 중국 당국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추가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말께에는 달러당 7위안을 넘는 ‘위안화 포치(破七)’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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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변화는 어려울 듯=중국 정부가 아무리 ‘강한 위안화’를 추구하지만, 수출 등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때에 강세를 부추기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경기 부양을 위한 과도한 위안화 절하도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심화된 상황에서, 위안화 절하를 ‘환율조작’으로 몰아부칠 수 있다.
환율 결정권을 쥔 중국 당국도 위안화 환율 안정 기조를 천명하고 있는 이유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장은 최근 한 학술세미나에서 “위안화 환율이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균형 구간에서 큰 틀의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야쉬안(謝亞軒) 차오상(招商)증권 연구원은 “SDR 편입이 고시환율 결정의 시장화를 요구할 뿐 환율 변동폭이 커야 하거나 위안화 가치 절하를 요구한 것은 아니다”며 비축통화로 위안화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절하를 방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시장의 다른 전문가들도 중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인한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아 단기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