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일 정상인 도널드 트럼프와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선’을 넘었다. 브로맨스(남자 사이의 우정)까진 봐주겠는데, 속도위반이 의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ㆍ일 정상회담 직후 아베 총리를 향해 “둘 사이 케미스트리(궁합)도 진짜 좋다. 이런 상황이 바뀌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두 어번 만난 사이인데, 궁합이 좋다니 어지간히 ‘찰떡’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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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외견상 ‘밀당(밀고 당김)’이란 게 없다. 트럼프는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의 초호화 리조트 ‘마라라고’(Mar-a-Lago)에 아베를 초대했다. 회원 가입비가 2억원이 넘는다. 방 118개에 응접실 등 내부는 온통 금색으로 도배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례적 대우는 양국의 친밀감을 재는 척도라는 평가가 열도에선 나온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런 환대는 아베가 보인 지극 정성의 결과다. 트럼트 당선 확정 뒤 부리나케 미국으로 달려가 400만원이 넘는 골프 드라이버를 선물했다. 이번 정상회담엔 황금색 넥타이를 했다. 트럼트가 유난히 황금색을 좋아하니 보조를 맞춘 거란 분석이다.
국가 정상끼리의 ‘케미’를 두고 인위적이라거나 조공외교라고 하면 하수(下手) 혹은 그렇게 되지 못해 배 아파하는 거다. 안보든 경제든 원하는 걸 얻어내려면 뭐든 해야 하는 게 국가원수의 자세다.
우린 아직 금색 넥타이도 고르지도 못한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다. 한ㆍ일 모두에 ‘100% 지지’ 의사를 밝힌 트럼프는 찜찜하기에 서행한다고 뒤쳐지는 건 아니다. “결혼해주면 손에 절대 물 묻히지 않게 하겠다”는 말은 100% 공수표이지 않은가.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