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5000억원 규모 예정
옵션 행사땐 실질 투자기간 5년
IPO 논의중인 교보생명도 검토
저금리ㆍ저수익 시대에 신종자본증권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주식 중간 성격을 띠는 증권이다. 채권처럼 일정금리를 지불하지만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발행자의 재량으로 연기할 수 있는 등의 특성 때문에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게 특징이다.
최근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신종자본증권이 자본확충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화생명은 다음달 초 생보업계 최초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5000억원 규모로, 발행금리는 4.8% 수준으로 예상된다. 예금금리 1%대인 저금리 시대에 4% 후반대 금리면 부동산 임대 수익률에 맞먹는 고수익이다.
주요투자자는 연기금이 될 전망이다. 최소 5%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연기금으로서는 매력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해외투자 시 발생하는 환헤지 비용도 없어서 운용수익률이 낮은 요즘 보기 드문 투자 건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계열사인 한화증권이 이미 500억을 인수하기로 하는 등 몇몇 증권사가 총액인수 약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통 보험사나 연기금 자산운용사들이 들어와서 제시한 금리 내에서 입찰 방식으로 인수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증권사와 일부 은행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증권사와 은행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소매 판매로도 많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지만 5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붙어있어 실질적으로는 5년물로 볼 수 있다. 투자 부담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회사가 발행하면 약속된 높은 이자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금리 속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생명이 이번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오는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위해서다. 보험사들은 IFRS17을 대비해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기업공개(IPO) 등을 동원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교보의 경우 기업공개(IPO)도 논의 중이어서 한화생명의 성공 여부가 향후 결정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