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B, 낙하산 인사 척결한 대통령 되라
뉴스종합| 2011-05-09 11:24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한마디로 금융비리의 종합판이다. 특히 금융감독기관의 방조가 큰 몫을 차지했다. 감독만 제대로 했어도 화를 면했거나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출신 감사들은 제 역할은커녕 오히려 금융 스캔들을 조장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낙하산 감사들은 그러면서도 수억원의 연봉을 챙기기 위해 퇴직하기 2, 3년 전 한직이나 외곽부서로 일부러 빠졌다가 때가 되면 금융기관 감사로 낙하산을 편 것이다. 퇴직 전 3년 동안 했던 업무와 관계 있는 영리업체에는 퇴직 후 2년간 취업할 수 없다는 공직자윤리법을 비켜가기 위한 편법이다. 아무리 한직이라 해도 금융감독원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프리미엄이 확실하다면 이 규정은 보다 강화, 예방하는 게 맞다.

차제에 정부는 금융 분야뿐 아니라 공기업 등 공공기관 전반에 낙하산 인사를 금지하는 개혁적 조치를 내려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자금 투명화라는 업적을 각각 남겼다. 이명박정부는 지금이라도 낙하산 인사를 금지하는 토대를 확고히 마련, 업적으로 삼았으면 한다. 낙하산 인사에 관한 한 역대 어느 정권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뿌리가 깊고 관행적으로 내려왔다. 이번에도 부산저축은행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을지 모른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MB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신임 공기업 사장 180명 중 57명이 낙하산 인사이며 감사와 상근임원, 사외인사를 포함하면 그 규모가 300여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297개 공공기관 상임직의 33%, 비상임직의 28%가 대선 캠프 인사라고도 했다. 이제 곧 3년 임기만료 공기업 사장 후속 인사 등이 대거 잇따른다. 의지만 있다면 이번에야말로 낙하산 인사를 척결할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내년엔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공천을 못 받은 정치인 가운데 반대급부로 공기업 사장 등으로 내려가는 사례가 더 생기면 안 된다. 대선 캠프 인사나 정권 창출 유공자를 무조건 보은 낙하산 인사 하는 관행 역시 일소해야 한다. 이는 사법부 전관예우에도 적용해야 마땅하다. 법관, 검사장 출신들이 대거 로펌으로 나가 사법 정의를 허물어뜨리는 관행을 깨야 한다. 이러한 원칙들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어떤 편법행위도 허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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