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우병우(49) 수석과 이석수(53) 특별감찰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본격적인 강제 증거수집을 시작했다.
[사진= 지난 24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첫 출근하는 윤갑근 특별수사팀장.] |
고발인ㆍ참고인들을 잇따라 소환하고, 돈의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부터 핵심 참고인들을 줄줄이 소환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날 특별수사팀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곳은 우 수석 가족기업 ‘정강’과 서울경찰청 등이다. ‘정강’은 우 수석의 가족들이 100% 지분을 가진 회사로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최근 우 수석이 정강의 법인 자금을 생활비 등에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측에 수사의뢰를 요청했다.
서울경찰청은 우 수석 아들 보직 변경 과정에서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곳이다.
특별수사팀은 앞선 지난 주말 특별감찰관실 관계자와 시민단체 대표를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토요일인 27일 우 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수사 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실무자를 불렀고, 일요일인 28일엔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우 수석을 ‘뇌물수수’, ‘조세포탈’, ‘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앞선 25일엔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시민단체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대표 이모 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 특별감찰관이 수사의뢰한 혐의는 우 수석이 가족이 100% 지분을 소유한 기업 ‘정강’에서 법인자금을 유용했는지, 의경으로 입대한 우 수석 아들에 대한 보직 변경 과정에서 직권남용을 했었는지 등에 대한 것이다.
[사진= 우병우 수석(왼쪽)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제기한 혐의는 우 수석 처가가 서울 강남역 인근 1326억원대 부동산을 넥슨에 시세보다 비싸게 판게 사실상 뇌물수수에 해당하는지, 우 수석과 처가가 경기 기흥 골프장 주변 땅을 차명으로 보유한 게 조세 포탈에 해당하진 않는지,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인사검증 부실이 공무집행방해ㆍ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것이다.
이 특별감찰관이 고발당한 내용은 특정 언론사에 감찰 내용을 유출해 특별감찰관법을 위반한 혐의다.
역대 특별수사팀은 수사 초기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하는 등 초반에 승부수를 띄운 경우가 많았다.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높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윤 팀장 역시 부임 첫날인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큰 틀에서 빨리 진상을 파악해서 혼란을 정리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우 수석과 이 특감을 둘러싸고 불필요한 사회적ㆍ정치적 논란이 이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히 수사를 진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도 검찰 특별수사팀은 수사 착수 4일만에 경남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첫 의혹이 제기된 지 시간이 상당히 흐른데다 우 수석과 이 특별감찰관이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이고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가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대검찰청과 법무부 등을 경유해 민정수석실로 어떻게든 수사 정보가 전해질 수 있다는 등 공정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특별수사팀이 이 같은 우려를 딛고 ‘솔로몬의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