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해온 서울 은평구가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은평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사이 0.11%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0.06%)보다 0.05%포인트 높다.
은평구 아파트 값은 지난해 정부의 ‘11ㆍ3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뒤 오히려 가격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월 한 달 간 은평구 아파트 가격은 0.50% 올라 서울시 평균(0.56%)와 비슷했지만 이후 12월 0.24%(서울 평균 0.13%), 1월 0.16%(0.03%), 2월 0.25%(0.07%)로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은평구가 재조명을 받는 건 지난해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며 부족했던 상권이 형성되고 최근 서부경전철 연장사업이 가시화되면서 교통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진관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주거환경이 좋아지고 교통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고 분양을 실시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전반적으로 오른 가격이 다시 호가를 높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 청약접수를 받은 백련산 SK뷰 아이파크는 평균 경쟁률 5.6대 1을 기록하며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또 가재울뉴타운 등 생활권이 맞물린 인근 지역 집값이 뛰면서 은평구 아파트도 따라오른 측면도 있다. 은평구 집값을 예전에는 구파발을 중심으로 은평뉴타운이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서대문구와 인접한 지역도 상승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다만 은평구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에는 한계점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서울 도심과 접근성이 떨어져 우수한 생활환경을 찾는 실수요자에게는 적합한 지역이지만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아파트 가격이 고평가된 지역에 살던 수요자가 저평가된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일종의 순환매매 같은 현상이 발생하면서 은평구 아파트 값이 올랐지만 추세성을 갖고 상승할 만한 시장 분위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